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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출신 송파 형사전문 변호사 법무법인 여암

코스닥 상장사 약속어음 발행을 이용한 업무상배임미수죄의 성립과 처벌

기업 인수 과정에서 피인수 회사의 명의를 이용하여 개인 채무를 담보하려는 불법행위가 실제 형사사건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이 글에서는 사채업자가 코스닥 상장법인의 대표이사를 조종하여 회사 명의 약속어음을 발행하게 한 사건에서 업무상배임미수죄가 어떻게 성립하는지에 대해 실제 사례를 통해 설명해드리겠습니다.

검사출신 재산범죄전문 변호사 법무법인 여암

1. 업무상배임죄란 무엇인가

업무상배임죄의 성립요건

업무상배임죄는 형법 제356조, 제355조 제2항에 규정된 범죄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를 하여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취득하게 하고, 그로 인해 본인에게 재산상 손해를 가하는 경우에 성립합니다.

형법
제356조(업무상의 횡령과 배임) 업무상의 임무에 위배하여 제355조의 죄를 범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1995.12.29>
형법
제355조(횡령, 배임)
②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삼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도 전항의 형과 같다.

회사의 대표이사나 이사는 회사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하므로, 회사의 이익이 아닌 개인적인 목적으로 회사 명의의 의무 부담 행위를 하면 이 죄가 적용됩니다.

형법 제359조에 따라 배임미수에 그친 경우에도 처벌을 받습니다.

형법
제359조(미수범) 제355조 내지 제357조의 미수범은 처벌한다.

공동정범으로서의 거래상대방 책임

배임행위에는 행위자 본인뿐만 아니라 거래상대방도 공동정범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거래상대방은 기본적으로 배임 실행행위자와 반대편에서 독자적 이해관계를 가지고 거래에 임한다는 점에서, 단순히 배임행위를 알면서 이익을 취한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배임행위를 직접 교사하거나 그 전 과정에 적극 관여하여야 공동정범으로 인정됩니다.

이처럼 거래상대방의 공동정범 인정 기준은 엄격하며, 소극적으로 편승하여 이익을 취한 정도에 그쳐서는 공동정범이 되지 않습니다.

공모와 범의의 입증 방법

피고인이 공모 사실과 범의를 부인하는 경우, 이러한 주관적 요소는 범의와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이나 정황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으로 입증할 수 있습니다.

무엇이 상당한 관련성 있는 간접사실인지는 정상적인 경험칙에 바탕을 두고 사실의 연결 상태를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방법으로 결정합니다.

2. 대표권 남용과 배임 기수·미수의 구별

대표권 남용행위의 효력과 배임죄 성립

주식회사의 대표이사가 임무에 위배하여 회사 명의로 의무를 부담하는 행위를 하였고, 그 상대방이 대표권 남용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경우, 그 행위는 원칙적으로 회사에 대해 효력이 없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경우에는 그 행위만으로 회사에 현실적인 손해가 발생하였거나 실해 발생의 위험이 초래되었다고 평가하기 어렵습니다.

채무가 실제로 이행되었거나 회사가 불법행위 책임을 부담하게 되는 등의 별도 사정이 없다면, 배임죄의 기수에 이른 것은 아닙니다.

약속어음 발행 시 기수와 미수의 구별 기준

약속어음 발행의 경우, 발행 자체가 무효라 하더라도 그 어음이 실제로 제3자에게 유통되었다면 회사로서는 어음채무를 구체적·현실적으로 부담할 위험이 발생한 것이므로, 어음채무가 실제 이행되기 전이라도 배임죄의 기수범이 됩니다.

반면 약속어음 발행이 무효이고 그 어음이 유통되지도 않았다면, 회사에 현실적 손해나 실해 발생의 위험이 생겼다고 볼 수 없어 배임미수죄로 처벌하여야 합니다.

이 기준은 대표이사의 약속어음 발행 관련 배임 사건에서 기수와 미수를 구별하는 핵심적인 판단 잣대입니다.

3. 이 사건의 개요와 법원의 판단

사안의 개요

피고인은 사채업자로서 코스닥 상장법인의 경영권 인수를 추진하던 B에게 25억 원을 대여하여 주식 인수대금으로 사용하게 하였습니다.

이후 피고인은 B에 대한 개인 대여금의 변제를 담보받기 위해, B 측이 대표이사와 이사로 취임시킨 C, D을 조종하여 피해 회사 명의의 약속어음을 발행하게 하였습니다.

발행된 약속어음의 액면금액은 피고인의 요구에 따라 37억 원으로 기재되었고, 수취인은 피고인이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회사였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인이 피해 회사에 대한 채권이 없음을 알면서도, B 측이 자신에게 자금 의존도가 높아 거절할 수 없는 상황임을 이용하여 배임행위를 교사하고 약속어음 발행 전 과정에 적극 관여하였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다만 이 약속어음 발행은 대표권 남용에 해당하여 무효가 되었고, 어음이 제3자에게 유통되지 않아 피해 회사에 현실적 손해나 실해 발생의 위험이 발생하지 않았으므로 배임죄의 기수가 아니라 미수에 그쳤다고 보았습니다.

법원은 피고인에게 형법 제359조, 제356조, 제355조 제2항, 제30조를 적용하여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사회봉사명령 160시간을 선고하였으며, 한편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의 점에 대해서는 피고인이 자금 인출 행위에 관여하였음을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할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형법
제30조(공동정범) 2인 이상이 공동하여 죄를 범한 때에는 각자를 그 죄의 정범으로 처벌한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주            문
피고인을 징역 2년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3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에게 16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의 점은 무죄.
이 판결 중 무죄 부분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            유

범죄사실
피고인은 사채업자로서 2010. 6월경 B, C, D 등이 자기 자본이 없이 코스닥 상장법인인 주식회사 E(이하 ‘피해회사’라고 하며, 회사의 명칭이 처음으로 언급되는 경우를 제외하고 회사 상호 중 ‘주식회사’ 기재를 생략한다)를 인수하는데 자금을 대여하였다.
2010. 6. 18.경 B 측 회사인 주식회사 F와 G이 대표이사인 주식회사 H 사이에, F가 H이 보유하던 피해회사 주식 200만주를 인수하는 등의 방법으로 피해회사의 경영권을 인수하기로 하는 경영합의가 체결되었다. 위 경영합의에 따라 F는 G에게 2010. 6. 18.경 계약이행보증금 5억 원을, 2010. 7. 16.경 경영권 프리미엄에 대한 중도금 명목으로 5억 원을 지급하고, 2010. 9. 8.경 H이 보유하던 피해회사 주식 100만 주를 25억 원에 G 측으로부터 인수하였다. 2010. 9. 1.경 임시주주총회에서 B가 내세운 C, D이 피해회사의 이사가 되었고, 2010. 9. 7.경 C이 G과 함께 피해회사의 각자 대표이사로 취임하였다.
피고인은 B에게 25억 원을 대여하여 B가 G 측으로부터 피해회사의 주식 일부를 매수하고 이에 따라 C이 피해회사의 각자 대표이사, D이 피해회사의 이사로 된 것을 이용하여 피해회사 명의의 약속어음을 발행하게 하여 피해회사를 상대로 추심하기로 B 등과 공모하였다.
C은 피해회사의 각자 대표이사, D은 피해회사의 이사로서 피해회사 명의의 약속어음을 발행함에 있어서 회사 정관 및 이사회의 결의에 따라 회사 업무와 관련된 정상적인 대금결제 등의 수단으로 발행하여야 하고 이를 개인적인 채무변제 등의 용도로 발행하여 피해회사에 재산상 손해를 입히지 말아야 할 업무상 임무가 있었다.
피고인은 B, C, D과 함께, 2010. 9. 15.경 서울 서초구 I건물 J호에 있는 주식회사 K 사무실에서 위와 같은 업무상 임무에 위배하여, B 등이 G 측으로부터 피해회사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B가 인수자금 명목으로 피고인으로부터 차용하여 2010. 9. 8.경 G 측에 지급한 25억 원의 변제를 담보하기 위하여 자금주인 피고인 운영의 K를 수취인으로 하여 ‘발행인 : 주식회사 E 대표이사 C, D, B, 액면금액 : 37억 원’으로 된 약속어음 1장을 발행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B, C, D과 공모하여, 그 임무에 위배하여 피해회사의 업무와 무관한 용도로 액면금 37억 원인 피해회사 명의의 약속어음 1장을 발행함으로써 K로 하여금 37억 원 상당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게 하고 피해회사에 같은 금액 상당의 재산상의 손해를 가하려고 하였으나, 위 약속어음 발행이 대표권 남용행위에 해당하여 위 약속어음이 무효가 되는 바람에 그 뜻을 이루지 못하고 미수에 그쳤다.
[공소사실은 위와 같은 업무상 배임 범행이 기수에 이르렀다는 취지이나, 아래 ‘무죄 부분’ 제2항에서 보는 바와 같이 위 약속어음의 발행으로 피해회사에 현실적인 손해 또는 실해 발생의 위험이 발생함으로써 업무상 배임 범행이 기수에 이르렀다는 점에 관한 증명이 없다. 다만 아래 ‘피고인 및 변호인들의 주장에 관한 판단’에서 보는 바와 같이 위 공소사실과 동일한 공소사실의 범위 내에 있는 업무상 배임 미수 범행에 대한 증명은 충분하므로, 판시와 같이 업무상 배임 미수로 축소하여 인정한다. 이와 같이 인정하더라도 이 사건 변론 경과 등에 비추어 피고인의 방어권에 실질적 불이익을 초래할 염려가 없다].

증거의 요지
1.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1. 증인 G, C의 각 법정진술, 증인 D, B의 각 일부 법정진술
1. 서울중앙지방법원 2012가합24304 사건의 피고인, L, B에 대한 각 증인신문조서 중 각 일부 진술기재
1. 피고인에 대한 검찰 및 사경 각 피의자신문조서 중 각 일부 진술기재(사본 포함, 이하 같다)
1. C, D에 대한 각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B에 대한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중 일부 진술기재
1. G에 대한 검찰 진술조서
1. M, N, L, O에 대한 각 사경 진술조서, P에 대한 사경 진술조서 중 일부 진술기재
1. 피고인이 작성한 각 진술서
1. 서울남부지방법원 2011가합22413호 및 서울중앙지방법원 2012가합24304호 각 판결문, 서울중앙지방법원 2014고합651호 및 서울고등법원 2015노2785호 각 판결문의 각 일부 기재
1. 고소장[순번 1, 첨부 대표이사 변경공시 자료 및 약속어음공정증서(법무법인 Q 증서 2010년 제141호) 포함], 2010. 7. 6.자 차용금증서, 운전면허증 사본, 인감증명서 및 수표사본(순번 11), H(주) 자금입출금내역 및 세무서 신고자료(순번 24), 각 감정서(순번 25의 일부), 2010 7. 7.자 주식양수도계약서, 이사회의사록, 영수증 및 수령증과 기업은행 통장사본(순번 26의 일부) 2010. 8. 16.자 합의서(순번 27), 2010. 9. 5.
자 부속합의서(순번 28의 일부), 2010. 9. 15.자 확인서 및 2010. 9. 10.자 주식양도계약서(순번 29의 일부), 수사보고(G과 A과의 민사소송 항소심에서 A이 제출한 서류 첨부 보고)와 이에 첨부된 2010. 9. 14.자 금전소비대차계약서 및 각 임대차계약서(순번 38의 일부), D 제출 경영권양수도합의서 및 메일내용(순번 47), 피고인에 대한 2014. 3. 5.자 사경 피의자신문조서에 첨부된 G 작성의 2010. 9. 8.자 수령증(순번 56의 일부), 2010. 9. 14.자 이사회의사록(순번 66의 일부), 피고인에 대한 2013. 12. 3.자 사경 피의자신문조서에 첨부된 2010. 7. 8.자 주식양도양수계약서(순번 99의 일부), 피고인에 대한 제1회 검찰 피의자신문조서에 첨부된 금전소비대차계약서(순번 112의 일부)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형법 제359조, 제356조, 제355조 제2항, 제30조, 징역형 선택
1. 집행유예
형법 제62조 제1항(아래 양형의 이유에서 보는 유리한 정상 참작)
1. 사회봉사명령
형법 제62조의2
피고인 및 그 변호인들의 주장에 관한 판단
1. 주장 요지
피고인은 K를 통하여 2010. 7. 8.경 B에게 12억 원을, 2010. 9. 7.경 B 측에 25억 원을 각각 대여하면서 위 각 대여금이 피해회사를 위하여 사용된다는 B 등의 말을 믿었으며, 위 12억 원은 실제로 피해회사의 재무적 손실을 치유하는 데에 쓰였기에, 피고인은 피해회사가 위 각 대여금의 변제를 책임질 지위에 있다고 여겼다. 그리하여 피고인은 대차거래의 상대방(채권자)으로서 채무자인 B 측과 상반되는 이해관계를 가진 입장에서 위 각 대여금의 회수를 담보하고자 피해회사 명의로 판시 약속어음을 발행받은 것이다. 피고인이 B 등과 공모하여 그들로 하여금 판시와 같은 배임행위를 하도록 교사하거나 그 배임행위의 전 과정에 관여하는 등으로 공동 가공하였다고 할 수는 없다. 2. 관련법리
가. 거래상대방의 대향적 행위의 존재를 필요로 하는 유형의 배임죄에 있어서 거래상대방으로서는 기본적으로 배임행위의 실행행위자와는 별개의 이해관계를 가지고 반대편에서 독자적으로 거래에 임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거래상대방을 배임의 실행행위자와 공동정범으로 인정하기 위하여는 실행행위자의 행위가 피해자 본인에 대한 배임행위에 해당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소극적으로 그 배임행위에 편승하여 이익을 취득한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실행행위자의 배임행위를 교사하거나 또는 배임행위의 전 과정에 관여하는 등으로 배임행위에 적극 가담할 것을 필요로 한다(대법원 2006. 10. 26. 선고 2006도5147 판결, 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0도7624 판결 등 참조).
나. 피고인이 공모의 점과 함께 범의를 부인하는 경우에는 이러한 주관적 요소로 되는 사실은 사물의 성질상 범의와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 또는 정황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에 의하여 이를 입증할 수밖에 없으며, 이 때 무엇이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에 해당할 것인가는 정상적인 경험칙에 바탕을 두고 치밀한 관찰력이나 분석력에 의하여 사실의 연결상태를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방법에 의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2. 23. 선고 2005도8645 판결 등 참조).
3. 인정사실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의 사실들을 인정할 수 있다.
가. 피고인과 G 등의 지위
K(이후 상호가 ‘R’로 변경되었으나, 이 판결에서는 상호 변경 전후를 구분하지 않고 ‘K’라고 칭한다)는 엠엔에이(M&A) 자금 대출 등을 업으로 하는 회사로서, 그 등기상 대표이사는 P이나, 피고인이 실질적으로 경영하고 있었다. G은 피해회사 및 H의 대표이사로서 위 두 회사를 경영하고 있었으며, H은 피해회사의 주식 200만 주를 보유하고 있었다.
나. B 등이 피해회사의 경영권을 인수하기 위한 경영합의를 체결한 경위
1) B, D, C, S 등은 2010. 5~6월경 피해회사의 경영권을 함께 인수하기로 하였고, D은 그 무렵 B의 요청으로 인수자금 대출과 관련하여 자신의 친구인 피고인을 B에게 소개해주었다. G은 2010. 6. 15.경 G 측이 보유한 피해회사의 주식 200만 주를 매도하는 등의 방법으로 피해회사의 경영권을 양도하는 방안이 담긴 경영합의서 안을 피고인에게 전자우편으로 전달하였고, 피고인은 이를 다시 D에게 전달하였다(수사기록 제1권 제1047쪽 메일내용).
2) 이후 S이 실질적 사주인 F가 2010. 6. 18.경 위와 같은 방법으로 G 측으로부터 피해회사의 경영권을 양수하기로 하는 경영합의(이하 ‘이 사건 경영합의’라고 한다)가 체결되었고, B, D, S은 같은 날 F의 의무를 연대보증하였다. 피고인은 2010. 7. 6.경 K 명의로 B와 사이에, B가 타 회사의 주식을 양수하는 데에 필요한 양수금 40억 원 등 자금의 대부를 중개하기로 하는 내용의 대부중개용역 위임계약을 체결하였다.
다. 2010. 7. 7.자 12억 원의 대여 경위, 자금출처 및 대여금 사용처
1) 2010. 7. 7.경 K가 피해회사에 주식회사 T의 주식 15만 주를 대금 12억 원에 매도하기로 하는 약정이 체결되었다(증거순번 26). 피고인은 2010. 7. 7.경 G로부터 위 T 주식 매매대금 명목으로 12억 원을 지급받고서 이를 B에게 대여하였다. 2010. 7. 8.경 F가 U로부터 피해회사의 주식 260만 주를 46억 8,000만 원에 양수하기로 하되, 계약금 및 중도금 15억 원은 약정 당일, 잔금 31억 8,000만 원은 2010. 7. 16.까지 각각 지급하고, 잔금 수령 즉시 위 주식을 F가 지정하는 방법으로 양도받기로 하는 약정이 체결되었다(수사기록 제2권 제1517쪽 주식양도양수계약서). B는 같은 날 위 15억 원을 U에게 지급하였는데, 그중 12억 원은 B가 위와 같이 피고인으로부터 차용한 자금이다.
2) F 측은 2010. 7. 16.까지 U에게 위 잔금을 지급하지 아니하고 잔금지급기일을 연기하여 줄 것을 요청하였고, 그에 따라 위 잔금의 지급기일이 3차례에 걸쳐 연기되었으며(1차로 2010. 7. 23.까지, 2차로 2010. 7. 30.까지, 3차로 2010. 8. 6.까지 각각 연기됨), 제2차 지급기일 연기 시에는 ‘2010. 7. 30.까지 잔금이 지급되지 않을 경우 양도인 U가 계약금 및 중도금 15억 원을 몰수하는 데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확인서가 작성되었으나, F 측은 2010. 8. 6.까지도 위 잔금을 지급하지 못하였다. 이에 2010. 8. 9.경 F 측이 위 계약금 및 중도금 15억 원을 포기한다는 내용의 합의서가 작성되었다(증거순번 27 중 수사기록 제1권 제596~597쪽).
3) 피해회사는 2009. 12. 31. ~ 2010. 3. 12.경 주식회사 V를 거쳐 주식회사 W에 22억 6,000만 원을 대여하고 그 담보로 W가 발행한 20억 원 상당의 신주인수권부사채를 받았는데, 2010. 7. 8.경 W가 코스닥시장 상장위원회로부터 상장폐지결정을 받았다. 이와 관련하여 D은 2010. 8. 16.경 F를 대리하여 G 및 U와 사이에, ‘U가 위 계약금 및 중도금 15억 원을 몰취하는 대신 W에 위 금액을 대여하여 위 22억 6,000만 원 차용금의 일부를 변제하는 데에 쓰게 함으로써 피해회사의 재무적 손실을 치유하고, F는 그 대가로 U로부터 할인된 가격에 피해회사 주식을 매수한다’는 내용의 합의서를 작성하였고, B가 F 측의 이행보증인으로서 위 합의서에 서명하였다(증거순번 27). 라. 2010. 9. 8.자 25억 원의 지급 경위 및 관련 서류 등
1) 2010. 8. 10.경 이 사건 경영합의의 계약당사자가 F에서 B 및 D로 변경되었다. B와 D은 2010. 9. 5.경 H 및 G과 사이에 아래와 같은 내용의 부속합의를 체결하였다(증거순번 28 중 수사기록 제1권 제600쪽).

2) 피고인, B, G 등은 2010. 9. 7.경 피해회사의 대표이사실에 모였다. 이 자리에서 G은 피고인으로부터 액면금 합계 약 25억 720만 원 상당의 수표 3매를 교부받은 뒤, 위 수표 3매를 사본한 서면에 “상기수표를 수령하여 내일 다른 수표로 교환하기로 하겠습니다. H(주) 대표이사 G 2010. 9. 7.”이라고 기재하였다(순번 11 중 수사기록 제1권 제362쪽 등).
3) 피고인은 2010. 9. 8.경 G로부터 위 수표 3매를 돌려받고서 B 명의의 계좌로 25억 원을 송금하였다. B는 같은 날 위 25억 원을 출금하여 G에게 지급하였으며, 위 일자로 ‘H의 대표이사 G이 B로부터 피해회사 주식 100만 주의 주식대금으로 25억 원을 수령하였다’는 내용의 영수증이 작성되었다(수사기록 제1권 제1413쪽). 2010. 9. 9. B 측 인물인 C이 피해회사의 등기부상 대표이사로 등재되었고, 2010. 9. 10. B가 H으로부터 피해회사 주식 100만 주를 25억 원 매수한다는 내용의 주식양도계약서가 작성되었다(수사기록 제1권 제625쪽).
마. 판시 약속어음의 발행 등
1) 피고인은 B 측에 약속어음을 발행하여 달라고 요구하고, 이에 B, D, C은 2010. 9. 15.경 판시 K 사무실로 찾아갔다. 위 자리에서 B, D, C은 약속어음을 비롯하여 피고인 측이 제시하는 다수의 서류를 일괄적으로 작성하였고 그 서류들에 위 3명의 도장이 일괄 날인되었으며, C은 피고인이 불러준 대로 약속어음의 액면금을 37억 원으로 기재하였다(수사기록 제2권 제1729쪽, 제1740~1741쪽, 제2009~2011쪽, 제2147쪽, 제2157쪽 C, D, B, 피고인의 각 검찰 진술 등 참조).
2) 위 약속어음 발행은 공시되어야 하나 실제 위 약속어음 발행에 대한 공시절차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피고인은 이 사건 수사 과정에서 “당사(피해회사)가 K로부터 2010. 8. 16. 12억 원과 2010. 9. 8. 25억 원의 대출 합계 37억 원의 대출금에 대한 상환기간 연장 및 금전소비대차계약서 및 약속어음발행 작성 지급의 건”이 안건으로 기재된 2010. 9. 14.자 이사회의사록을 증빙자료로 제출하였는데(수사기록 제1권 제1602쪽), 위 의사록에는 G의 이름이 ‘X’까지만 기재된 채로 그 위에 삭선이 그어져 있고, 막도장 형태로 날인된 G의 인영 상에도 삭선이 그어져 있다. 나아가 위 의사록에는 출석이사가 “총 4명 중 4명(C, D, Y, S)”으로 기재되어 있는데, 그 무렵 피해회사의 이사는 총 8명이었다(2010. 9. 10. 기준으로 대표이사 G 및 C, 사내이사 Y 및 D, 사외이사 Z, AA, S, AB, 수사기록 제1권 제1344쪽 등기사항전부증명서 참조).
바. 관련 민사 소송의 경과
1) K는 2011. 5. 31. 이 사건 약속어음에 기초하여 피해회사의 주식회사 AC에 대한 대여금 채권에 관하여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았다(수사기록 제2권 제2351쪽).
2) 피해회사는 2011. 6. 9. 서울중앙지방법원 2011회합78호로 회생절차개시신청을 하여 2011. 6. 20. 회생절차개시결정을 받았고, 같은 날 G이 피해회사의 관리인으로 선임되었으며, 2013. 8. 23. 회생절차가 종결되었다. K는 2011. 10. 19. 이 사건 약속어음 공정증서에 기하여 회생채권을 신고하였는데 피해회사의 관리인으로 선임된 G은 위 약속어음금 채권 전부를 부인하였다. K는 서울중앙지방법원 2011회확1287호로 회생채권조사확정재판을 신청하였고, 그 재판과정에서 신고대상 채권을 위 약속어음공정증서에 기한 채권에서 그 원인채권인 2010. 7. 6.자 25억 원의 대여금 채권과 2010. 7. 7.자 12억 원의 대여금 채권으로 정정하였으며, 위 법원은 2012. 2. 20. K의 피해회사에 대한 위 각 대여금 채권이 존재한다고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K의 피해회사에 대한 회생채권은 존재하지 아니함을 확정한다고 결정하였다. 위 결정에 대한 이의소송(이 법원 2013. 6. 14. 선고 2012가합24304, 서울고등법원 2014. 7. 17. 선고 2013나41952, 이하 합하여 ‘관련 민사소송’이라 한다)에서도 K가 패소하였다.
3) 한편, 피해회사의 관리인 G이 K를 상대로 서울남부지방법원 2011가합22413호로 이 사건 약속어음 공정증서에 기한 강제집행을 불허한다는 내용의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하여 2013. 11. 14. 원고 승소판결이 선고되었고, 항소심(서울고등법원 2014나8815호)에서 2014. 9. 20. 강제조정으로 종결되었다.
사. B, C, D에 대한 형사 재판 등의 경과
1) C, D은 공모하여 이 사건 약속어음을 발행한 이 부분 공소사실 등으로 기소되어 2014. 6. 13. C은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D은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각 선고받았고(서울중앙지방법원 2013고합1395), 항소 및 상고(서울고등법원 2014노1811, 대법원 2014도12336)가 모두 기각되어 2015. 2. 12.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
2) B는 이 사건 배임의 점과 같은 공소사실, 이 사건 횡령의 점과 같은 공소사실 등으로 기소되어 2015. 9. 23. 징역 5년을 선고받았고(서울중앙지방법원 2014고합
651), 항소심에서 파기되어 2016. 3. 24. 징역 4년 6월을 선고받았는데(서울고등법원 2015노2785), 상고 기각되어 2016. 6. 9.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 C도 B와 함께 이 사건 횡령의 점과 같은 공소사실로 기소되어 2015. 9. 23. 징역 1년 6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2015. 10. 1.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
3) 한편, 피고인은 위 B 등과 공범으로 수사를 받다가 2014. 6. 18. 예정된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도주하여 뒤늦게 이 사건으로 기소되었다.
4. 판 단
위 인정사실에 앞서 든 증거들을 토대로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보태어 보면, 피고인 또는 K는 피해회사에 대하여 아무런 채권을 가지고 있지 아니하였고(이에 어긋나는 피고인, D, B의 각 일부 진술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피고인은 이러한 사정을 잘 알면서도 B에게 개인적으로 대여한 금원의 변제를 담보하고자 B, D과 피해회사의 대표이사인 C 등으로 하여금 피해회사 등을 발행인으로 하여 약속어음을 발행하는 배임행위를 하도록 교사하고 그 약속어음 발행행위의 전 과정에 관여하는 등으로 배임행위에 적극 가담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인은 B, D, C과 공모하여 위 배임행위에 공동 가공하였다고 할 것이다.
가. 12억 원의 대여금 채권의 존부 내지 피고인의 인식 관련 사정
1) 피고인은 2013. 4. 12. 이 법원 2012가합24340 사건의 증인으로 출석하여 증언하는 과정에서 ‘2010. 7. 7. G의 요청으로 피해회사에 12억 원을 빌려주기로 하면서 G의 지시대로 B에게 12억 원을 지급하였으나 차용증 내지 금전소비대차계약서를 작성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하였다가(수사기록 제1권 제918쪽, 제925쪽), 이 사건 수사 과정에서는 ‘2010. 7. 7. B에게 U 소유의 피해회사 주식 인수대금으로 12억 원을 대여한 것이 사실이나, 2010. 8월 말경 위 12억 원을 피해회사에서 책임지기로 하였다는 B, D, G의 말을 믿고 위 12억 원을 피해회사에 대한 채권으로 생각하였다, 다만 이와 관련한 별도의 약정서나 근거서류를 작성하지는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을 바꾸었다(수사기록 제1권 제368쪽, 제2권 제2160쪽 등). 나아가 피고인은 관련 민사소송 과정에서도 위 12억 원을 2010. 7. 7.자 대여금 채권에서 2010. 9.초의 약정금 청구로 변경하는 등 관련 민사소송 및 이 사건 수사과정에서 12억 원이 피해회사의 채무라고 생각하는 이유에 대해 수시로 진술 내지 주장을 번복하였다.
2) 이 사건에서 피고인과 그 변호인들은 위 12억 원이 결과적으로 피해회사의 재무적 치유에 사용되었으므로 피해회사가 위 12억 원을 책임져야 한다거나 적어도 피고인으로서는 위 12억 원을 피해회사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해회사가 위 12억 원을 변제할 책임을 진다고 피고인이 여겼다면, 이를 증명하거나 담보할 근거서류를 마련하지 않은 점이 이해가지 않는다. 또한, 위 12억 원이 포함된 금원인, B가 U에게 지급한 주식인수 계약금 및 중도금 15억 원을 피해회사의 재무적 치유에 사용하기로 하는 2010. 8. 16.자 합의는, D, U, G, B 등 사이에 성립한 것일 뿐 피고인 측과 피해회사 사이의 법률관계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그리고 위 15억 원은 원래 B 측이 U에게 지급하여야 할 주식인수잔금의 지급을 지체하여 U에게 몰취되어야 하는 금원이었는데 위 2010. 8. 16.자 합의에 따라 위 금원이 피해회사의 재무적 치유에 사용된 것일 뿐이고, 피고인 측 입장에서는 위 12억 원이 U와 피해회사 중 누구에게 귀속되었는지에 따라 B와의 대차관계에 어떠한 영향이 있다고 할 수 없으며, 피해회사가 B의 피고인에 대한 차용금을 변제하여야 할 합리적 이유가 될 수도 없다. 피고인이 사채업자이고, 회사 인수과정에서 주식인수대금을 회사 명의 약속어음으로 발행, 교부하였다는 범죄사실 등으로 유죄판결을 받은 사실이 있는 점(서울중앙지방법원 2007고합4, 서울고등법원 2007노808) 등을 감안하면, 더더욱 피고인이 만연히 위 주장과 같이 생각하였다는 것은 믿기 어렵다.
3) 피고인이 제출한 2010. 9. 14.자 이사회의사록에는 앞서 본 바와 같이 피해회사가 2010. 8월경 K에 12억 원의 대출금 채무를 부담한다는 듯한 기재가 존재한다. 그러나 G은 피해회사에서 위와 같은 이사회가 개최된 적이 없다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고, D은 검찰에서 ‘피해회사의 이사회 결의가 있으려면 G 측 이사가 함께 결의에 참가해야 정족수가 되는데 그런 사실이 없기 때문에 이사회결의가 있을 수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였으며(수사기록 제2권 제1749쪽), 이 법정에서도 ‘실제로 위 이사회의사록 내용과 같은 이사회 개최가 확인되어서 위 이사회의사록에 본인의 서명‧날인이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또한 앞서 본 이 사건 약속어음의 발행 당시 상황을 고려하면, B 등이 위 이사회의사록을 미리 준비해 가 피고인에게 교부한 것인지도 의심스럽다. 실제로 위 이사회의사록은 이사수가 실제 이사수와 달리 기재되어 있고 G의 서명이 기재되다가 만 채 삭선이 그어져 있는 등으로 그 기재 및 형상 자체로 신빙성이 크게 의심되는바, 피고인이 위 이사회의사록을 토대로 피해회사에 대해 12억 원의 채권을 주장할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거나 이를 교부한 B 등에게 속았다는 것은 선뜻 받아들일 수가 없다.
4) D은 검찰에서 ‘A이 그 자리에서 액면금액을 37억 원으로 기재하라고 해서 C이 금액을 적었다. C, B와 제가 먼저 백지 어음에 기재사항과 이름을 기재하고, 그 다음에 P이 저희들 3명이 가져간 도장을 일괄적으로 가지고 있다가 날인을 한 후에 나중에 A이 뭔가 계산을 하고 나서 C에게 공란으로 되어 있던 액면금액을 37억 원으로 적게 한 것이다’, ‘12억 원 이야기는 약속어음 발행할 당시에는 전혀 이야기가 나온 바가 없었다. 사건이 터지고 나서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그 12억 원 이야기가 나온 것이다. A이 사채업자인데 원금 12억 원과 25억 원만 합하여 액면을 37억 원으로 정한다는 것도 말이 되지 않는 이야기이다’(수사기록 2권 1740쪽, 1742쪽)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위 경위에 관한 진술이 구체적인 점, 간단하게 원금 12억 원과 25억 원을 합하여 37억 원이라는 금액이 도출된 것이라면 별도의 계산이 필요 없을 것으로 보이는 점, D, C, B에 대한 형사사건을 보면, 위 37억 원 이외에 다른 사람들에게 발행하여 준 약속어음은 모두 이자를 포함하여 금액을 상향하거나 이자조로 별도의 약속어음을 발행하여 준 것이어서 사채업자인 피고인이유독 원금만 계산하여 약속어음을 발행하도록 할 이유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D의 위 진술은 신빙성이 있다. C도 검찰에서 ‘저는 2010. 7.달에 무슨 돈이 왔다갔다 했는지 알지 못한다. 다만 2010. 9. 7. A이 25억 원을 B를 통해 G에게 준 것이 경영권을 넘겨오는 잔금이라는 것만 알고 있었기 때문에 제가 37억 원짜리를 포함해서 약속어음을 발행한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하였고(수사기록 2권 1730쪽), C 등의 형사사건에서도 모두 이 사건과 마찬가지로 ‘인수자금 명목으로 피고인으로부터 차용하여 2010. 9. 8.경 G 측에 지급한 25억 원의 변제를 담보하기 위하여 이 사건 약속어음을 발행’한 사실로 기소되어 유죄판결을 받았는데, 당시 D, C, B는 이 사건 약속어음을 발행하게 된 원인채권에 대해서는 다투지 아니하였다.
나. 25억 원의 대여금 채권의 존부 내지 피고인의 인식 관련 사정
1) 피고인이 2010. 9. 7.경 피해회사에 25억 원을 대여하였다는 점에 부합하는 증거가 전혀 없다. 피고인은 2010. 9. 7.경 G에게 액면금 합계 약 25억 720만 원 상당의 수표 3매를 지급하면서 그 수표사본에 G로부터 서명을 받은 것이 증거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그 수표사본에는 ‘피해회사 대표이사 G’이 아니라 ‘H 대표이사 G’이라고 서명이 되어 있고, 이와 관련하여 G은 수사기관 및 이 법정에서 ‘위 수표 3매는 H 소유의 피해회사 주식을 매도한 대금으로 받는 것이어서 그러한 취지를 명백히 하기 위해 위와 같이 서명하였다’는 취지로 일관되게 진술하였다. 피고인이 그 다음날(2010. 9. 8.) 위 수표 3매를 G로부터 반환한 뒤 25억 원을 B에게 송금하였으며, G은 위 25억 원을 B로부터 지급받으면서 주식매도대금으로 위 25억 원을 지급받았다는 취지의 영수증을 작성하여 준 점, 위 25억 원이 송금된 다음날(2010. 9. 9.) 앞서 본 2010. 9. 5.자 부속합의의 내용대로 B 측 인사인 C이 피해회사의 각자 대표이사로 등재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G의 진술은 신빙할 만하다. 반면, 피고인은 G이 기재하는 것을 별로 신경쓰지 않아 피해회사 명의로 기재하는 줄 알았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당일 피해회사의 대표이사 G에게 직접 25억 원이라는 거액을 대여하기 위하여 찾아갔다는 피고인이 명의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는 것은 극히 믿기 어렵다. 또한 피고인은 B가 G에게 주식매수대금을 지급하여야 한다는 2010. 9. 5.자 부속합의의 내용을 들은바 없어 B가 G에게 2010. 9. 7.까지 주식매수대금을 지급하여야 한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는 취지로 주장하기도 하나, 당시 B와 함께 피고인으로부터 돈을 차입하기 위하여 직접 관여하였던 D은 이 법정에서 전체적으로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진술하면서도 ‘주식매매대금으로 25억 원이 건너간 것은 맞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 C은 검찰에서 ‘피고인이 2010. 9. 7. 오후 5시경에 저의 대표이사실로 와서 저에게 25억 원을 가지고 왔다면서 경영권 인수자금을 주러 왔다고 했다’고 진술한 점(수사기록 제2권 제1731쪽), 피고인이 피해회사에 대여하였다면 위 수표 3매를 돌려받은 후 피해회사에 송금하면 될 돈을 위 2010. 9. 5.자 부속합의의 계약당사자에 맞춰 B에게 송금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그 주장 역시 믿기 어렵다.
2)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2010. 9. 7. 피해회사에 약 25억 720만 원의 수표를 교부하였다가 2010. 9. 8. 이를 돌려받은 뒤 다시 피해회사에 25억 원을 지급하는 방법으로 피해회사에 25억 원을 대여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면서도, 그와 관련하여 피해회사의 의사회의사록을 요구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하였는바(수사기록 제1권 제712쪽), 25억 원에 이르는 거액의 자금을 회사에 대여하면서 해당 회사의 내부의사결정이 적법하게 이루어졌음을 확인하지 아니하였다는 것이 납득가지 않는다. 오히려 피고인은, 위 차용금 25억 원이 B 개인에 대한 피해회사가 위 차용금 25억 원의 변제를 책임질 지위에 있지 않음을 알았기에 피해회사의 내부적 의사결정이 이루어졌는지 여부를 확인하지 아니한 것으로 보인다.
3) 피고인은 이 사건 수사 과정 및 K와 피해회사 측 사이의 민사재판 과정에서 위 다항과 같은 주장에 대한 증거로 앞서 본 2010. 9. 14.자 이사회의사록에 더하여 아래와 같은 문서들을 제출하였다. 그러나 위 이사회의사록은 앞서 본 바와 같이 신빙할 수 없는 문서이고, 아래에서 보는 사정들을 종합하면 아래 각 문서들을 토대로 피해회사에 25억 원의 대여금 채권을 가지고 있다거나 적어도 그러한 채권이 있다고 믿었다는 피고인의 진술은 전혀 수긍할 수가 없고, 피고인 B 등에게 요구하여 받아둔 문서들을 이리저리 짜깁기하거나 보충하여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일 뿐이다.
가) 2010. 7. 6.자 차용금증서(증거순번 11)에 기재된 G의 서명은 G이 아닌 B가 기재한 것이고, 그 옆에 날인된 인영도 피해회사의 대표이사 법인인감으로 날인된 것이 아니다(증거순번 25 감정서 및 각 판결문 등). 피고인은 검찰에서 ‘위 차용금증서의 서명은 B가 기재하였고 명판 및 도장은 G이 직접 찍었다’고 진술하였으나(수사기록 제2권 제2163쪽), 작성명의인인 G이 직접 도장 등을 날인하면서 자신의 서명만 굳이 B로 하여금 대신 서명하도록 조치하였다는 것이 이해가지가 않는다. 피고인도 위 검찰 조사에서는 물론 2013. 4. 12. 이 법원 2012가합24340 사건의 증인으로 출석하여 증언하는 과정에서도 위와 같이 조치한 이유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였다(수사기록 제1권 제928쪽 참조). 반면 G은 ‘위 차용금증서는 위조된 것으로서 본인은 그 작성에 관여한 적이 없고 수사기관에서 조사받으면서 위 차용금증서를 처음 보았다’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다.
아울러 위 차용금증서의 작성일자는 2010. 7. 6.로 기재되어 있다. 피고인은 ‘L가 2010. 7. 7. 12억 원을 피해회사에 대여한 것과 관련하여 그 전날인 2010. 7. 6. 위 차용금증서에 서명·날인이 이루어지고 작성일자가 기재되었으며, 이후 2010.
9. 7. 피해회사의 대표이사실에서 12억 720만 원 상당의 수표를 교부하면서 B, D, C, G이 있는 가운데 위 차용금증서 상에 차용금액을 25억 원으로 보충하여 기재하였다’는 취지로 수사기관에서 진술하였다(수사기록 제1권 제479쪽 등). 그러나 ① G은 물론 D, C도 위 차용금증서 작성사실을 알지 못한다고 진술하였으며(수사기록 제2권 제1731쪽, 제1744쪽), 특히 D은 ‘2010. 9. 7. 당시 피해회사의 대표이사실에서 피고인, G 등이 있는 자리에 함께 있었으나 위와 같은 차용금증서를 작성한 사실이 없고 그런 이야기를 듣지도 못하였다’고 진술하였다. ② 2010. 9. 7. 내지 그 무렵의 대여사실을 증명하는 문서로 위 차용금증서를 사용할 것이라면 설령 작성일자가 이미 2010. 7. 8.로 기재된 상태라 하더라도 이를 실제 대여일자로 수정하는 것이 자연스러운데, 그러한 수정작업을 하지 않은 납득할 만한 이유를 찾을 수가 없다. 피고인은 2013. 4. 12. 이 법원 2012가합24340 사건의 증인으로 출석하여 증언하는 과정에서 ‘원인관계를 분명히 할 의사로 작성일자를 수정하지 않았다’고 진술하였으나, 작성일자를 수정하지 않는 것만으로 원인관계가 어떻게 분명해질 수 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③ 피고인은 위 증언 과정에서 ‘위 차용금증서는 AD과 피해회사 사이의 2010. 7. 15.자 BW(신주인수권부사채)자금 40억 원과 관련한 대부중개를 하면서 받아 둔 문서’라는 취지로 진술하여(수사기록 제1권 제920쪽), 차용금액 보충 이전에 차용금증서가 작성된 경위에 대해 수사 과정에서와는 다르게 진술한바 있다.
한편 피고인은 위 차용금증서에 더하여 G로부터 2010. 8. 31.자 피해회사 인감증명서 및 G의 운전면허증 사본(수사기록 제1권 제360쪽, 제361쪽)을 제공받았기에 위 차용금증서 상의 25억 원을 피해회사에 대여한다고 여겼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수사기록 제1권 제395쪽 등 참조), 위 서류들에 아무런 간인이 없다. 또한 관련 민사소송에서는 인감증명서는 제출되지 아니하고 운전면허증 사본만 증거로 제출되었다. G은 이 법정에서 ‘2010. 9. 7. 피고인 등을 만나면서 운전면허증을 들고 간 적이 없다, 2010. 7. 7. 중소기업은행 동부이촌동에서 양도성예금증서를 발행하는 과정에서 은행에서 운전면허증을 복사하였는데 그때 위 운전면허증 사본이 나온 것 같다, 피해회사의 인감증명은 피해회사의 여직원들도 뗄 수 있는 것으로서 본인은 위 인감증명서가 어떻게 피고인 측에 넘어갔는지 모르겠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피고인도 2013. 4. 12. 이 법원 2012가합24340 사건의 증인으로 출석하여 증언하는 과정에서 ‘피고(G)에 따르면 피고는 위 운전면허증 사본에 날인된 도장이 처음 보는 인장이라고 하는데, 피고가 위 인장을 날인하는 것을 직접 보았다는 것인가요’라는 피고 대리인의 질문에 ‘직접 보지는 못했습니다’라고 답하기도 하였다(수사기록 제1권 제928쪽).
나) 피고인은 이 법원 2012가합24340 사건의 항소심(서울고등법원 2010나
41952) 재판과정에서 2010. 9. 14.자 금전소비대차계약서 및 이에 첨부된 각 임대차계약서(수사기록 제1권 제872~906쪽)를 제출하였다.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피해회사에 대해 2010. 9. 7.자로 대여한 25억 원의 담보로 2010. 9. 8. 오후경 G로부터 위 각 임대차계약서를 제공받았고 진술하였다(수사기록 제2권 제2184쪽). 그런데 ① 위 금전소비대차계약서에는 차용일자가 2010. 9. 14.로, 차용금액이 19억 원으로 각각 기재되어 있으며, 위 금전소비대차계약서 상에 B, D, C의 서명만 기재되어 있을 뿐 G 등 다른 이사의 서명이나 날인은 존재하지 않는다. ② 피고인은 위 각 임대차계약서 상의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을 양도받는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진술하는데(수사기록 제1권 제428쪽), 대부업자인 피고인이 임대차계약서를 담보를 제공받고서 그 담보를 확보하기 위한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 양도절차 등을 거치지 않았다는 것은 다소 이례적이다. ③ 피고인은 2013. 4. 12. 위 민사사건의 제1심 증인으로 출석하여서는 ‘K가 25억 원을 대여하면서 피해회사로부터 어떠한 담보도 제공받지 않았지요’라는 피고 대리인의 질문에 ‘예’라고 답하였다(수사기록 제1권 제928쪽). ④ G은 이 법정에서 ‘피고인에게 위 각 임대차계약서를 교부해준 사실이 없다’고 명확하게 진술하였다. M, N에 대한 각 검찰주사 작성 진술조서(증거순번 21, 22)에 의하면, C의 피해회사 대표이사 등재와 함께 피해회사의 감사로 취임한 N이, 기존부터 피해회사의 경영지원실 부장으로 근무하던 M으로부터 임대차계약서를 비롯한 피해회사의 주요서류들을 인수받아, 이를 C의 대표이사실 책상에 놓아두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조치는 앞서 본 2010. 9. 5.자 부속합의에 따른 것으로 보이는바, 2010. 9. 14. 무렵 G 측의 구체적인 지시나 관여 없이도 위 각 임대차계약서가 B 측을 거쳐 피고인에게 전달될 만한 상황이었다고 보인다. ⑤ D은 검찰에서 ‘제가 정확하게 기억하는 것은 2010. 9. 8.의 일정과 상황을 보면 임대차계약서를 G이 B를 통해 전달할 틈이 전혀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수사기록 제2권 제1747쪽). 이상을 종합하면, 위 금전소비대차계약서가 피해회사에 대한 25억 원의 대여사실을 뒷받침하는 문서라거나 그에 첨부된 각 임대차계약서가 위 25억 원 대여금에 대한 담보로 제공된 문서라고 보기 어려우며, 위 각 문서를 토대로 하여 피해회사가 25억 원을 차용하였다고 믿었다는 피고인의 진술도 신빙하기가 어렵다.
다) 피고인은 차용금액이 25억 원으로 기재된 2010. 9월자 금전소비대차계약서(수사기록 제2권 제2170쪽)도 검찰에 제출한바 있으나, 위 계약서는 그 전까지 제출되지 않다가 2014. 5. 21. 검사의 피고인에 대한 제1회 피의자신문이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비로소 제출된 문서로서, 앞서 본 서류들이 2014. 3월 이전까지 수사 과정이나 민사재판에서 현출된 점과는 차이가 있다(2010. 9. 14.자 금전소비대차계약서 및 이에 첨부된 각 임대차계약서가 서울고등법원 2013나41952 사건의 증거로 제출되었다는 수사보고서가 2014. 2. 10. 작성된 점 등 참조, 수사기록 제1권 제853쪽). 위 2010. 9월자금전소비대차계약서에도 B, D, C의 서명만 있을 뿐 G 등 다른 이사의 서명이나 날인은 존재하지 않는다. 나아가 위 금전소비대차계약서에 대해서는 앞서 본 2010. 9. 14.자 금전소비대차계약서와 달리 공증이 이루어지지 않았고(수사기록 제1권 제2165쪽 참조), 임대차계약서 등의 담보서류가 첨부되어 있지도 않다. 차용금액이 실제 차용금 액수(25억 원)대로 기재된 금전소비대차계약서는 놔둔 채 굳이 차용금액이 19억 원에 불과한 금전소비대차계약서에 임대차계약서를 첨부하여 공증을 받았다는 것이 이해가지가 않는다.
다. 피고인이 배임행위를 교사하고 전 과정에 가담하였다는 사정
1) 피고인은 대부업자로서, 피해회사의 경영권을 인수하고자 인수대금을 대출받으려 하는 B를 D로부터 소개받았고, G 측이 보유한 피해회사 주식 200만 주를 매도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경영합의안을 G로부터 전달받아 D에게 전달하였으며, B와 사이에 주식 양수금 등의 대부를 중개해주기로 하는 대부중개용역 위임계약을 체결하고서, B에게 주식매매대금을 대여하기 시작하였다. 위 25억 원을 대여한 후 피고인은 ‘돈이 25억 원이나 들어갔는데도 피해회사의 경영권을 갖고 오지 못했다는 점 때문에 B, D에게 심하게 추궁을 하기도 했다’(수사기록 제2권 제1727쪽). 또한 피고인은 위와 같이 12억 원 및 25억 원을 대여하면서 B 등으로부터 주식 외에 별다른 담보를 제공받지도 아니한 것으로 보이는바, 이러한 점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피해회사의 경영권 인수에 처음부터 깊숙이 관여하면서 B 등에게 경영권 인수자금을 지속적으로 대여하고 B 등이 경영권을 인수하면 그 피해회사 자금으로 변제를 받으려고 생각한 것으로 보인다.
2)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은 위 12억 원 및 25억 원이 전부 B 개인에 대한 대여금이며, 피해회사는 위 각 대여금을 변제할 책임이 없다는 점을 잘 알고 있었으리라고 보여짐에도, B 측에게 피해회사 명의의 이 사건 약속어음의 발행을 요구하였다. 위 약속어음 액면금이 37억 원으로 기재된 것도 피고인의 요구에 따른 것이고, 각자 대표이사로 선임되었던 C은 정확한 내역을 알지도 못한 채 피고인의 요구에 따라 37억 원으로 기재하였다. 위 약속어음 발행에 관여하였던 B, D, C의 원인채권에 관한 진술이 엇갈리는 것은 피고인의 일방적 요구에 의해 이 사건 약속어음이 발행되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3) D은 검찰에서 ‘본인이 B에게 피고인을 처음 소개할 때에는 단순히 사채업자로서 인수자금을 빌려주는 관계로 시작하였으나, 2010. 8월경부터는 B가 인수자금 조달능력을 완전히 상실하여 이자도 감당하지 못하는 상태가 되었으며, 피고인이 인수자금 전체를 대는 상황으로 바뀌었다, 그래서 2010. 8월 말부터 사실상 피고인이 전권을 갖게 되었고 이 사건 약속어음 발행할 당시에는 피고인이 모든 지시를 하는 상황으로서 B, C 및 본인은 말대꾸를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피고인의 말에 전적으로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진술하였고(수사기록 제2권 제1742쪽), 이 법정에서도 ‘피고인이 판시 약속어음의 발행을 강압적으로 요구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B 입장에서는 피고인 외에 돈이 나올 데가 없으니까 피고인이 주장하는 대로 들어줄 수밖에 없는 입장이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C도 검찰에서 ‘피해회사의 인수자금을 피고인이 다대고 있는 상황에서 피고인의 지시에 따라 약속어음을 발행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37억 원이 아니라 370억 원을 적으라고 해도 적었을 것이다, 본인은 물론 B나 D이 피고인의 말에 전적으로 따르고 있는 입장에서 그렇게 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진술한 바 있다(수사기록 제2권 제1729쪽).
4) 피고인은 이 사건으로 최초 진술서를 작성할 당시에는 마치 자신이 K와 관련이 없으며 판시 약속어음이 발행되는 자리에 입회한 외에는 위 약속어음 발행행위에 전혀 관여하지 않은 것처럼 주장하였다가(증거순번 4, 수사기록 제1권 제227쪽), 이후 수사 과정에서부터 위 약속어음 발행에 관여한 사실을 인정하면서 피고인 측이 피해회사에 대해 채권을 가지고 있다는 취지로 주장을 바꾸었다. 피고인이 위 약속어음을 발행받을 당시부터 피해회사에 대한 권리가 있어 그 담보 목적으로 정당하게 피해회사 명의의 약속어음을 발행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면, 굳이 수사 초기에 위 약속어음 발행에 관여한 사실을 부인할 이유가 없다.
5) 이상과 같은 대부중개용역 위임계약 등 체결 경위, B 측이 2010. 7. 16.경부터 이미 U에 대한 주식인수잔금 등의 지급을 지체하기 시작한 점, 피고인이 대부업자로서 B 측에 수십억 원의 주식인수자금을 대출하는 등으로 다액의 자금을 제공한 점, 판시 약속어음의 발행 경위 및 같은 시점에 B 등이 다수의 서류를 피고인 측이 제시하는 대로 일괄 작성한 사정 등을 종합하면, 위 D, C의 각 진술대로, 피고인은 B 측이 피고인 측으로부터 다액의 자금을 차용하여 피고인의 요구를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임을 이용하여, B 등으로 하여금 피해회사 명의의 약속어음을 담보로 제공하도록 교사하고 피고인이 정하는 금액대로 약속어음의 액면금을 기재하도록 하는 등 약속어음 발행의 전과정에 관여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5. 결 론
결국 피고인 및 그 변호인들의 앞서와 같은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양형의 이유
1.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징역 1월~10년
2.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 미수범에 해당하므로 양형기준이 적용되지 않음.
3. 선고형의 결정 :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
○ 불리한 정상 : 피고인은 2006년경 특수공무집행방해치사 등 범죄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등을 선고받은 상황에서, 2010년경 B 개인의 차용금 채무를 담보하기 위하여 액면금 37억 원에 이르는 피해회사 명의의 약속어음을 발행하는 배임행위를 하도록 피해회사의 대표이사 C 등에게 적극적으로 요구․지시하는 방법으로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다. 피고인은 이 사건과 관련한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앞두고 도주한 뒤 수년간 도피생활을 하였다. 피고인에게는 동종 범행(배임 또는 횡령)으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전력이 2회 있고, 이종 전력도 다수 있다.
○ 유리한 정상 : 피고인은 B에게 수십억 원의 자금을 대여한 상황에서 그 변제를 담보하고자 이 사건 범행에 이른 것이데, 판시 약속어음에 기한 어음채권 행사가 실패하는 등으로 위 범행이 미수에 그침으로써 피해회사에 현실적인 손해가 발생하지 않았으며, 피고인이 위 범행으로 이익을 얻었다는 증거는 없다. 현재 피해회사의 단독 대표이사인 G이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바라지 않는 의사를 표시하였다.
○ 위와 같은 여러 정상과 더불어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공판 및 기록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참작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무죄 부분
1.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의 점
가.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C이 피해회사의 각자 대표이사, D이 피해회사의 이사로 된 것을 이용하여 C을 대표이사로 내세워 피고인과 B가 실질적으로 관리하게 된 피해회사의 자금을 인출하는 방법으로 피해회사의 자금을 빼내기로 B 등과 공모하고서, 2010. 9. 9.경 피해회사의 유상증자대금으로 납입된 8억 6,500만 원과 전환사채발행으로 납입된 9억 9,900만 원 합계 18억 6,400만 원을 2010. 9. 13.경 피고인과 B가 함께 관리하는 ‘주식회사 E 대표이사 C’ 명의의 AE은행 계좌((계좌번호 1 생략), 이하 ‘제1계좌’라고 한다)로 이체 받았다가 같은 명의의 AE은행 계좌((계좌번호 2 생략), 이하 ‘제2계좌’라고 한다) 등으로 옮겨 보관하고, 2010. 11. 9.경 피해회사에서 K에 재매입청구권(Put Option)을 행사하여 양도한 T 주식대금 12억 원을 제2계좌로 입금 받아 보관하였다가 2010. 11. 12.경 위 금액들을 모두 합하여 인출한 3,082,022,450원을 같은 명의의 AE은행 계좌((계좌번호 3 생략), 이하 ‘제3계좌’라고 한다)로 옮겨 정기예금으로 보관하던 중, 2010. 11. 29.경 위 3,082,022,450원(이하 ‘이 사건 횡령금’이라 한다)을 피고인의 피해 회사에 대한 대여원리금 정산이라는 허위 명목으로 임의 인출하여 횡령하였다.
나. 판 단
1) 형사재판에서 범죄사실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검사의 입증이 위와 같은 확신을 가지게 하는 정도에 충분히 이르지 못한 경우에는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4. 28. 선고 2010도14487 판결 등).
2)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토대로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부분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듯한 C, B에 대한 각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중 각 일부 진술기재, 각 판결문(서울중앙지방법원 2014고합651, 서울고등법원 2015노2785)의 각 일부 기재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고, 검사가 제출한 나머지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B 등과 공모하여 2010. 11. 29.경 이 사건 횡령금을 임의 인출하여 횡령하였다는 이 부분 공소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가) C은 검찰에서 ‘피해회사의 통장이나 법인인감은 피고인이 전적으로 관리했다고 본다’, ‘돈을 쓴 사람이 피고인이기 때문에 이 사건 횡령금의 무단인출에 대한 책임은 피고인에게 있다고 생각한다’고 진술하였으나(수사기록 제2권 제1722쪽, 제1725쪽), 이는 추측 내지 주관적 의견을 진술한 것에 불과하다. 또한 C은 이 법정에서는 ‘자신이 검찰에서 위와 같이 진술한 이유를 잘 모르겠다, 본인 명의로 개설된 AE은행 계좌는 B가 관리하였다’면서 검찰진술과는 다른 취지로 진술하였다.
나) B는 검사로부터 제1회 피의자신문을 받을 당시 ‘이 사건 횡령금 중 15억 원은 L로부터 빌린 돈을 K에서 L에게 변제한 것이고, 나머지는 K에 이자로 지급되었다, 회사 계좌에 있는 돈은 모두 K에서 나온 돈이어서 B 측이 단독으로 인출할 수 없었고 항상 P이 동행하여 비밀번호를 관리하였다’고 진술하여, 마치 이 사건 횡령금의 관리, 인출 및 정산에 피고인 측이 관여한 듯이 진술하였으나(수사기록 제2권 제2019~2020쪽), 이후 제2회 피의자신문 과정에서는 ‘P이 AE은행 계좌의 비밀번호를 관리했다는 것은 모두 유상증자와 전환사채발행으로 납입된 18억 6,400만원이 입금되기 전의 상황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2010. 11. 12.경 제2계좌에 있던 3,082,022,450원을 인출하여 제3계좌에 정기예금으로 입금하였는데, 당시 L에게 빌린 돈이 있었기 때문에 L 측에서 그렇게 하자 하여 정기예금으로 바꾼 것이고, 이후 자금을 L가 관리하게 된 것으로 기억된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수사기록 제2권 제2148~2149쪽). B는 이 법정에서 대부분의 사항에 대해 기억이 없고, 검찰에서 진술한 것이 맞다는 태도를 보였다.
다) L는 이 법정에서 B에 대한 위 제2회 검사 피의자신문조서의 기재와 같이 ‘제2계좌에 입금된 자금은 본인이 B에게 대출한 자금이고, 이후 본인이 제3계좌에서 자금을 인출하여 위 대출금을 회수하였다, 위 자금 인출에 피고인은 관여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이 법원의 주식회사 AE에 대한 각 금융거래정보 제출명령 회신결과에 의하면, 제2계좌에 입금된 자금 중 2010. 11. 9. 입금된 12억 원은 AF(L의 동생이다) 발행의 수표이고 2010. 11. 12. 입금된 8억 8,000만 원은 L 발행의 수표로서, 위 각 금원을 포함하여 제2계좌에 입금된 3,082,022,450원이 2010. 11. 12. 인출되어 제3계좌에 입금되었으며, 2010. 11. 29. 위 3,082,022,450원(이 사건 횡령금)이 제3계좌에서 인출되었다가 AF 명의의 계좌로 입금되었다는 것이다(제2계좌에 입금된 자금 중 2010. 11. 2. 입금된 1,002,022,450원이 L 측으로부터 온 돈임을 인정할 객관적 자료는 없으나, 다른 한편으로는 제1계좌로 입금된 돈 중 16억 6,000만 원이 양도성예금증서의 형태로 인출되었던 점,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제1계좌로 입금되어 관리되다가 입금된 것으로 계산되는 2010. 11. 12.자 입금액 8억 8,000만 원은 L 발행 수표가 입금된 것인 점 등을 감안하면, B 등이 제1계좌로 입금되었던 돈을 임의로 사용한 후 L 등으로부터 차용하여 이를 채워넣었을 가능성을 배제하고, 제1계좌로 입금되었던 돈의 일부가 그대로 2010. 11. 2. 입금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도 없다). 2010. 11. 12. 당시 제3계좌에는 L의 처인 AD 명의로 질권이 설정되었는데, 위 질권 설정 과정에서 작성된 질권설정 승낙의뢰서 등 서류(수사기록 제2권 제1186~1207쪽)에는 피고인 또는 K의 서명이나 날인 등 피고인 측의 관여를 엿볼 만한 흔적을 찾을 수 없다. 이러한 점들을 보면, 이 사건 횡령금이 피해회사 소유 자금인지 여부와는 별개로 B 등이 입금한 돈의 직전 출처와 인출한 돈의 행방이 L를 향하고 있어, L의 법정진술대로 그가 B 측에 자금을 대여하고서 그 대출금을 회수하기 위하여 피고인의 관여 없이 제3계좌에 대한 질권을 실행하는 등의 방법으로 이 사건 횡령금을 인출한 뒤 이를 자신의 동생인 AF 명의의 계좌로 입금한 것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라) 피고인은 2010. 9. 9.경 피해회사의 유상증자대금으로 납입된 8억 6,500만 원과 전환사채발행으로 납입된 9억 9,900만 원 합계 18억 6,400만 원이 2010. 9. 12.경 피고인 측과 B 측이 공동 관리하는 제1계좌로 이체된 사실, 피고인 측이 2010. 9. 15.경 위 자금 중 16억 6,000만 원을 양도성예금증서의 형태로 인출하여 간 사실은 수사기관 및 이 법정에서 인정하였다(2010. 9. 15.경 제1계좌에서 16억 6,000만 원을 인출한 행위가 아닌 2010. 11. 29.경 제3계좌에서 이 사건 횡령금을 인출한 행위를 검사가 횡령행위로 보고 기소한 것임은 공소사실 기재 상 분명하고, 피고인은 위 16억 6,000만 원 인출이 가장납입금의 회수라고 주장하나, 그 주장의 당부는 이 부분 공소사실과 직접적 관련성이 없으므로, 판단하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피고인은 검찰 조사에서, 제3계좌에서 이 사건 횡령금을 인출한 행위에는 본인이 관여하지 않았다고 진술하였으며(수사기록 제2권 제3034쪽), 이 법정에서도 제2계좌 및 제3계좌로의 자금이체 및 위 각 계좌에서의 자금인출에는 본인이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제1계좌가 개설된 장소는 2010. 9. 10. 판시 K 사무실 인근인 AE은행 서초중앙지점인 반면(수사기록 제1권 제1338~1341쪽 은행거래신청서와 그 첨부문서, 제2권 제1429쪽 O 진술 등 참조) 제2계좌 및 3계좌가 개설된 일시 및 장소는 2010. 11. 2. 및 2010. 11. 12. AE은행 서소문지점으로서(수사기록 제1권 제1345~1352쪽) 그 개설시기 및 장소가 크게 다른바, 피고인 주장대로 관리주체나 방식 등에서도 제1계좌와 제2계좌 및 제3계좌 사이에 차이가 존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마) B의 요구로 피해회사에 일시적으로 근무한바 있는 O은 수사기관에서 ‘피해회사의 유상증자대금 내지 전환사채인수대금을 이체하는 과정에서 피고인이 피해회사의 인감도장을 직원을 통하여 보내왔고, 이후 위 인감도장을 가져다주러 피고인의 사무실에 간 적이 있다, AE은행 교대역 지점(서초중앙지점을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에서 피해회사의 법인계좌를 설립한 적이 있는데 해당 계좌의 비밀번호는 피고인 밑에서 일하는 사람이 입력하였으며 그만이 위 비밀번호를 알고 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수사기록 제2권 제1098쪽, 제1429~1431쪽). 그런데 위 나), 다), 라)항에서 본 사정에 비추어 볼 때 피해회사의 인감도장과 피해회사의 법인계좌 비밀번호를 피고인 측에서 관리하고 있었던 듯한 정황에 관한 O의 진술 역시 제1계좌와 관련된 것으로 보이고, 제2계좌 및 제3계좌도 피고인 측에서 관리하고 있었던 것으로까지 인정할 수 있는 진술로 보기는 어렵다.
바) B는 2015. 9. 23.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고(위 법원 2014고합651) 항소하여 2016. 3. 24. 서울고등법원에서 징역 4년 6월을 선고받았는데(서울고등법원 2015노2785), 위 각 판결에서 유죄로 인정된 범죄사실 중에는 ‘B, C이 공모하여 이 사건 횡령금을 제3계좌에 보관하던 중, 2010. 11. 29. A이 피해회사에 대여한 원리금 정산이라는 허위 명목으로 이 사건 횡령금 전액을 인출하게 함으로써 위 금액을 횡령하였다’는 취지의 범죄사실이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위 형사사건에서는 이 사건 횡령금이 피해회사 소유 자금인지, B가 피해회사 대표이사 C 명의의 제3계좌에 대한 관리권한을 가진 자로서 그 계좌로부터 자금을 인출할 지위에 있었고, 횡령행위에 가담하였는지 등이 쟁점이 되었을 뿐, 피고인이 이 사건 횡령금을 인출하는 행위에 관여하였는지 여부에 대한 직접적인 판단은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편 서울중앙지방법원 2014고합651호 판결문에는 ‘A(피고인)과 B가 회사자금 인출 등 모든 것을 실제로 주도했다, 기획과 지시만 한 것이 아니라 서류 작성이나 인출 등 실제 행위를 직접 하였다’, ‘30.8억 원(이 사건 횡령금을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인출과 관련하여 B가 L나 A과 실질적으로 협의를 다 하였다’는 D의 진술이 기재되어 있다. 그러나 한편 D은, 자신이 피해회사의 자금관리에 관여하지 않았으며 2010. 11. 10.경부터는 피해회사 인수에서도 완전히 빠졌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수사기록 제2권 제1750쪽), 이 법정에서도 ‘2010. 11. 26.경 처가 쌍둥이를 출산하여 병원에 있어서 이 사건 횡령금 인출 당시에는 회사에 나가지 않았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으며, C도 ‘D의 처가 10월 달인가에 쌍둥이를 출산하는 바람에 D이 완전히 손을 떼게 된 것으로 알고 있고’ ‘D은 은행에 온 적도 없고 입출금 상황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진술하여(수사기록 제2권 1727쪽), 위 판결문에 기재된 D의 진술에 터 잡아 ‘2010. 11. 29. 이 사건 횡령금을 인출하는 것과 관련하여 피고인과 B 등 사이에 협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
사) C이 검찰에서 ‘자신의 명의로 개설된 제1, 2, 3계좌는 모두 B의 연락을 받고 직접 은행에 가서 개설한 것인데, 은행에 가보면, B, P, L가 있었다’고 진술한 점(개설경위에 관한 진술이 구체적이고 장소 등도 객관적 사실에 부합하여 신빙성이 있다), 제2계좌에 입금되었던 자금 중 2010. 11. 2. 입금된 1,002,022,450원 및 2010. 11. 9. 입금된 12억 원과 관련하여, 해당 자금이 피해회사의 자금이 아닌 L의 자금임을 확인하는 취지의 서류에 K 대표이사 P의 서명 또는 날인이 존재하는 점(수사기록 제2권 제1217, 1229쪽 참조)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측이 B 등과 L의 자금을 중개하는 행위를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피고인 측 인물이 위 자금 대출에 일부 관여한 것을 넘어서, 피고인이 직접 제3계좌에서 자금을 인출하여 위 대출금을 회수하는 데에 관여하였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뒷받침된다고 할 수 없다.
다. 결 론
그렇다면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본문에 따라 위 무죄 부분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한다.
2.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의 점
가. 공소사실의 요지
C은 피해회사의 각자 대표이사, D은 피해회사의 이사로서 피해회사 명의의 약속어음을 발행함에 있어서 회사 정관 및 이사회의 결의에 따라 회사 업무와 관련된 정상적인 대금결제 등의 수단으로 발행하여야 하고 이를 개인적인 채무변제 등의 용도로 발행하여 피해회사에 재산상 손해를 입히지 말아야 할 업무상 임무가 있었다. 피고인은 B, C, D과 공모하여, 2010. 9. 15.경 서울 서초구 I건물 J호에 있는 K 사무실에서 위와 같은 업무상 임무에 위배하여, B 등이 G 측으로부터 피해회사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B가 인수자금 명목으로 피고인으로부터 차용하여 2010. 9. 8.경 G 측에 지급한 25억 원의 변제를 담보하기 위하여 자금주인 피고인 운영의 K를 수취인으로 하여 ‘발행인 : 주식회사 E 대표이사 C, D, B, 액면금액 : 37억 원’으로 된 약속어음 1장을 발행함으로써 K로 하여금 37억 원 상당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게 하고 피해회사에 같은 금액 상당의 재산상의 손해를 가하였다.
나. 관련 법리
주식회사의 대표이사가 대표권을 남용하는 등 그 임무에 위배하여 회사 명의로 의무를 부담하는 행위를 하였고, 상대방이 그 대표권남용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경우, 그 의무부담행위는 원칙적으로 회사에 대하여 효력이 없고, 경제적 관점에서 보아도 이러한 사실만으로는 회사에 현실적인 손해가 발생하였다거나 실해 발생의 위험이 초래되었다고 평가하기 어려우므로, 달리 그 의무부담행위로 인하여 실제로 채무의 이행이 이루어졌다거나 회사가 민법상 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하게 되었다는 등의 사정이 없는 이상 배임죄의 기수에 이른 것은 아니다. 주식회사의 대표이사가 대표권을 남용하는 등 그 임무에 위배하여 약속어음 발행을 한 행위가 배임죄에 해당하는지도 원칙적으로 위에서 살펴본 의무부담행위와 마찬가지로 보아야 한다. 다만 약속어음 발행의 경우 어음발행이 무효라 하더라도 그 어음이 실제로 제3자에게 유통되었다면 회사로서는 어음채무를 부담할 위험이 구체적·현실적으로 발생하였다고 보아야 하고, 따라서 그 어음채무가 실제로 이행되기 전이라도 배임죄의 기수범이 되나, 약속어음 발행이 무효일 뿐만 아니라 그 어음이유통되지도 않았다면 회사는 어음발행의 상대방에게 어음채무를 부담하지 않기 때문에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회사에 현실적으로 손해가 발생하였다거나 실해 발생의 위험이 발생하였다고도 볼 수 없으므로, 이때에는 배임죄의 기수범이 아니라 배임미수죄로 처벌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7. 20. 선고 2014도1104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다. 판 단
K의 실질적 경영자로서 대부업을 하던 피고인이 B에게 대여한 25억 원 등의 변제를 담보하기 위하여 피해회사의 대표이사인 C 등으로 하여금 수취인을 K, 발행인을 피해회사 등으로 하여 약속어음 1장을 발행하게 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런데 위 약속어음 발행은, 피해회사의 대표이사인 C 등이 B 개인의 채무 담보를 위하여 피해회사 명의로 약속어음을 발행한 것으로서 대표권을 남용한 행위에 해당하고, 상대방인 K의 경영자로서 B에 대한 대여금 채권을 담보하기 위하여 C 등으로 하여금 위 약속어음을 발행하게 한 피고인은 위와 같은 대표권남용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렇다면 위 약속어음 발행행위는 원칙적으로 회사에 대하여 효력이 없어, 위 약속어음이 발행된 자체만으로는 피해회사에 현실적인 손해가 발생하였다거나 실해 발생의 위험이 초래되었다고 평가할 수 없다.
그리고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해회사가 위 약속어음 상의 채무를 이행하였다거나, 위 약속어음이 제3자에게 유통되었다거나, 그밖에 피해회사에 현실적인 손해 또는 실해 발생의 위험이 발생하였다고 볼 만한 별도의 사정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오히려 앞서 본 바와 같이 K가 2011. 10. 19. 피해회사에 대한 회생절차에서 위 약속어음에 기한 채권을 회생채권으로 신고하였으나 2012. 2. 20. K의 피해회사에 대한 회생채권은 존재하지 아니함을 확정한다는 결정(이 법원 2011회확1287)이 내려지고 이에 대한 이의소송(이 법원 2012가합24304)에서도 K가 패소하였으며, 피해회사가 K를 상대로 위 약속어음에 기한 집행력의 배제를 구하면서 제기한 청구이의소송(서울남부지방법원 2011가합22413)에서도 위 약속어음의 원인채권이 부존재한다는 이유로 K에 대한 패소판결이 내려지는 등, K가 피해회사를 상대로 위 약속어음에 기한 채무를 부담하게 하는 데에 실패한 사정이 인정될 뿐이다.
라. 결 론
그렇다면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여야 하나, 이 부분 공소사실과 동일한 공소사실의 범위 내에 있는 판시 업무상배임미수죄를 유죄로 인정하는 이상 주문에서 따로 무죄를 선고하지 않는다.

4. 결론

업무상배임미수와 같은 복잡한 형사사건에서는 사실관계가 방대하고 법리가 세밀하게 적용되기 때문에, 당사자 혼자 대응하는 데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습니다.

공동정범 여부, 배임의 기수·미수 구별, 간접사실에 의한 범의 입증 등 다양한 법리가 얽혀 있어 형사전문 변호사의 정확한 분석과 전략 수립이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이와 같은 사건에 연루되었다면 즉시 형사전문 변호사의 조력을 받는 것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검사출신 변호사 - 사기죄전문변호사,횡령죄전문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