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임금 분쟁이나 퇴직금 협상 과정에서 공갈 또는 협박 혐의로 형사고소를 당하는 사례가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회사 내 부당한 관행을 지적하며 퇴직금을 요구한 전무이사가 공갈미수 혐의로 기소되었으나 무죄를 선고받은 실제 사례를 통해 공갈죄의 성립요건을 설명해드리겠습니다.
공갈죄는 형법 제350조에 규정되어 있으며, 사람을 공갈하여 재물을 교부받거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경우에 성립합니다.
형법
제350조(공갈) ①사람을 공갈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1995.12.29> ②전항의 방법으로 제삼자로 하여금 재물의 교부를 받게 하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게 한 때에도 전항의 형과 같다.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대구 달성군 B에 있는 (주)C의 전무이사로 근무하였던 사람이고 피해자 D(남, 41세)은 위 회사의 대표이사인 사람으로, 피고인과 피해자는 2023년도 연봉계약 과정에서 연봉 차이로 다툼이 있었다. 이에 피고인은 2023. 2. 22. 11:00경 대구 달성군 B에 있는 (주)C 2층 대표이사실에서 피해자에게 "퇴직금 2억 원을 달라. 일단 캠코, 관세청, 세무서에 신고를 하겠다. 캠코에서 대출해서 ㈜E에 저금리로 자금을 대여한 것이 가능한지 캠코와 세무서에 확인하겠다. 사장님도 결코 그 자리에 못 있을 거에요"라고 말하여 회사 내부의 문제를 관련 기관에 문의하며 마치 문제를 일으킬 것처럼 겁을 주어 피해자로부터 퇴직금 2억 원 상당을 받고자 하였으나 피해자가 이에 응하지 아니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를 공갈하고자 하였으나 그 뜻을 이루지 못하고 미수에 그쳤다. 2. 판단 가. 관련 법리 공갈죄의 수단으로서 협박은 사람의 의사결정의 자유를 제한하거나 의사실행의 자유를 방해할 정도로 겁을 먹게 할 만한 해악을 고지하는 것을 말하고, 해악의 고지는 반드시 명시의 방법에 의할 것을 요하지 않고 언어나 거동에 의하여 상대방으로 하여금 어떠한 해악에 이르게 할 것이라는 인식을 갖게 한 것이면 족하나, 이러한 해악의 고지가 정당한 권리의 실현 수단으로 사용된 경우라면 그 권리실현의 수단방법이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정도나 범위를 넘지 않는 것인 이상 공갈죄의 실행에 착수한 것으로 볼 수 없고, 여기서 어떠한 행위가 구체적으로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정도나 범위를 넘는 것이냐의 여부는 그 행위의 주관적인 측면과 객관적인 측면, 즉 추구된 목적과 선택된 수단을 전체적으로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5. 3. 10. 선고 94도2422 판결 등 참조). 형사재판에서 범죄사실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검사의 증명이 그만한 확신을 가지게 하는 정도에 이르지 못한 경우에는 설령 피고인의 주장이나 변명이 모순되거나 석연치 않은 면이 있어 유죄의 의심이 가는 등의 사정이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유죄의 인정은 범행 동기, 범행수단의 선택, 범행에 이르는 과정, 범행 전후 피고인의 태도 등 여러 간접사실로 보아 피고인이 범행한 것으로 보기에 충분할 만큼 압도적으로 우월한 증명이 있어야 하고, 피고인이 범행한 것이라고 보기에 의심스러운 사정이 병존하고 증거관계 및 경험법칙상 위와 같이 의심스러운 정황을 확실하게 배제할 수 없다면 유죄로 인정할 수 없다. 피고인은 무죄로 추정된다는 것이 헌법상의 원칙이고, 그 추정의 번복은 직접증거가 존재할 경우에 버금가는 정도가 되어야 한다(대법원 2023. 1. 12. 선고 2022도14645 판결 등 참조). 나. 인정사실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1) 피고인은 주식회사 F의 사장으로 근무하던 중 2017. 10. 주식회사 C(변경전 상호 주식회사 G, 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에 상무로 입사하였다. 피해자는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이다. 2) 이 사건 회사의 최대주주는 주식회사 H이고 위 회사의 대표이사는 피해자의 형인 I이다. 3) 피고인은 2023. 2. 8. 피해자에게 아래와 같은 내용을 담은 이메일을 보냈다. <이미지1>
4) 피고인은 2023. 2. 21. 피해자에게 아래와 같은 내용을 담은 이메일을 보냈다. <이미지3>
5) 피고인은 2023. 2. 22. 피해자를 만나 아래와 같은 대화를 하였다.
6) 피고인은 2023. 2. 22. I에게 아래와 같은 이메일을 보냈다. <이미지7>
7) 피고인은 2023. 2. 28. I에게 아래와 같은 메일을 보냈다.
8) 피해자는 2023. 3. 31. 피고인과 아래와 같은 대화를 나누었다. <이미지11>
9) 피고인과 이 사건 회사 사이에 체결된 2022. 1. 1.자 근로계약서에 따르면 피고인이 회사로부터 지급받는 성과인센티브는 '회사에서 정한 영업이익 목표 달성시 연봉을6으로 나눈 금액'으로 정하도록 하고 있다. 10) 이 사건 회사는 2023. 6. 20.경 대구지방고용노동청 대구서부지청으로부터 2019.10. 19.부터 2021. 10. 18.까지 기간 동안 연차 미사용수당 미지급금 8,899,480원을 피고인에게 지급하지 않았으므로 이를 2023. 6. 30.까지 이를 지급하라는 시정지시를 받았다. 다. 구체적 판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의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2억 원을 주지 않으면 캠코, 세무서 등에 문의하여 회사에 문제를 일으킬 것처럼 겁을 주어 공갈죄의 실행에 착수였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1) 무엇보다 피고인은 확정적으로 현 시점에서 이 사건 회사를 퇴사하겠다는 의사표시를 한 적이 없다. 2023. 2. 8.자 이메일에서도 '저의 조그마한 힘이라도 보태도 C 생활을 정리할 예정입니다'라고 밝혔고, 2023. 2. 21.자 이메일에서도 '답을 주셔야 제가 남은 기간 무엇을 할지를 고민할 것 같네요.', '목요일까지 답을 받고 싶습니다. 그래야제가 무엇을 할지 고민해야 하니깐요.'라고 밝혔으며, 2023. 2. 22. 피해자를 만나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도 '저번에 메일로 보낸드린거 있지만은 당장 뭐 그만둔다 이런 거는 안 적었으니까 일단 회사에 최소한 직원들한테 피해 안가게 가야 안 되겠습니까.'라고 밝히는 등 피고인은 2023. 2. 초경부터 피해자(D)에게 회사의 정상화를 위한 여러 가지 문제점을 지적하며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한 뒤 회사를 나가겠다는 의사를 표시하였다. 오히려 피해자가 2023. 2. 22. 피고인의 의사를 왜곡하여 자진퇴사를 전제로 2억 원을 원하는 것인지 물었던 것이고, 2023. 3. 31. 피고인에게 아무 것도 문제삼지 않고 2억 원을 지급하면 자진 퇴사할 것인지 물었다. 2) 피고인이 먼저 피해자에게 퇴직금 2억 원을 지급하지 않으면 캠코·세무서 등 관련기관에 문의하여 회사에 문제를 일으키겠다고 말한 사실도 없다. 오히려 피해자가 2023. 3. 31.경 피고인에게 2억 원을 지급하면 피고인이 제기한 문제들을 없던 것으로 할 수 있냐고 물었다. 피고인은 위 질문에 대해 직원들의 특근비 등 자신이 직원들을 위하여 해줄 수 있는 것을 해주고 싶다고 답하였고, 피해자가 '그거는 회사의 업무고소, 일단 전무님의 요구사항을'이라고 묻자 피고인은 '저는 누차 얘기드리지만 직원들 관련해가지고 최대한 내가 해줄 수 있는거 해주고 싶어요.'라 답하였다. 이어서 피해자가 재차 피고인에게 2억 원을 주면 다른 문제 제기 없이 자진 퇴사하겠냐고 묻자 피고인은 어디까지나 자신의 개인적 기준으로는 퇴직금을 그 정도로 준다면 퇴직을 할 수도 있다는 의사를 표하였을 뿐인 점에 비추어, 피고인으로서는 2억 원 가량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면 계속 회사에 남아 회사의 정상화를 위하여 노력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한 것일 뿐이다. 피해자도 피고인의 위 마지막 발언에 대하여 '그럼 안 해주면 안 나가겠다, 이 말씀이시구요'라고 되물었다. 따라서 2억 원을 지급받으면 퇴사하겠다는 발언이 반대로 위 돈을 주지 않으면 곧바로 캠코, 관세청, 세무서에 이 사건 회사의 문제를 제기하겠다는 결론에 이른다고 볼 수 없다. 3) 피해자는 피고인이 2023. 2. 10.경 2억 원을 지급하지 않으면 회사 내 부조리를 기관에 신고하겠다며 협박하였다고 주장하면서 수사기관에 고소장을 제출하였으나, 피고인이 2023. 2. 8. 피해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도 이 사건 회사 직원들과 거래업체들을 위하여 이 사건 회사가 합법적이고 공정한 회사로 운영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고 퇴직할 계획임을 밝히면서 마지막에 '그렇게 하고 나면 회사에서도 저에게 공로/위로의 보상도 따를 것이라 믿습니다.'라는 문구를 더하였을 뿐 구체적으로 금액을 특정하여 자신의 퇴직금을 더 달라는 요구를 한 바 없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인 피해자가 2023. 2. 22. 피고인을 불러 '전무님이 말씀하셨던 퇴직금 2억원? 말씀하셨다 아닙니까'라 묻자 피고인은 '2억이 될지는 계산해봐야 알겠죠. 정확히는 안 해봤습니까.'라고 답하였을 뿐 구체적으로 피해자에게 '2억 원'을 달라고 요구한 적이 없다. 4)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이 사건 회사에 대하여 제시한 문제점에 대하여 아무런 해명을 듣지 못하자 2023. 2. 21. 피해자에게 보낸 이메일 마지막 부분에 '제가 지난주까지 답을 달라고 한 것에 대한 답을 받고 싶습니다. 그래야 제가 무엇을 할지 고민해야 하니깐요.'라고 기재하였으나 피해자는 피고인이 제기한 문제들에 대한 아무런 해명을 하지 않았다. 피고인은 2023. 2. 22. I에게 보낸 이메일에서도 '위의 문제점들이 자체 해결되는 그날까지 회사에 남아서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해결할 것입니다. 다음 주부터 제가 아는 부분에 대해서 아는 지인 및 관련기관에 문의를 하고 해결방안을 찾도록 하겠습니다.'라고 밝혔으며, 같은 날 피고인과의 대화에서도 '제가 캠코에도 문의하고요. 세무서에서 그게 가능한지 확인을 할께요.'라고 말하였는데, 피해자는 피고인에게 퇴직을 할 것인지 요구하는 게 2억 원인지에 대하여만 재차 확인하였을 뿐 전무이사 지위에 있던 피고인이 제기한 문제점들에 대하여는 구체적인 해명을 하지 않았고, 2023. 3. 31.에도 피해자가 제기한 문제들에 대해 '이게 다 내용이 맞다고 주장하시는 거죠', '그건 지금 전무님 주장이시고요'라고 일축하였다. 피고인의 이 사건 회사 내에서의 지위와 근무기간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회사에 대하여 제기한 문제들이 사실이 아닐 수도 있고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을 수도 있으나 만에 하나 배임·횡령 등 불법적인 요소들을 담고 있을 경우 이는 이 사건 회사의 재무상황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고(이 사건 회사는 2017. 12. 14. 회생절차개시결정을, 2019. 9. 10. 회생절차종결결정을 받은바 있다), 그와 같은 문제들이 시정될 경우 피고인의 근로계약서상 성과인센티브 금액에도 영향이 있는 이상, 피해자가 별다른 해명을 하지 않는 상황에서 이 사건 회사에 대하여 제기한 문제들을 확인하기 위하여 위와 같은 절차를 거치겠다고 하는 것이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정도나 범위를 넘는다고 보기 어렵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단서에 따라 무죄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 않는다.
4. 결론
공갈미수와 같은 형사사건에서는 대화 내용, 이메일, 상황적 맥락 등 다양한 증거를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하기 때문에, 법률 지식이 충분하지 않은 일반인이 혼자서 대응하는 데는 명백한 한계가 있습니다.
형사전문 변호사는 공갈죄의 협박 해당 여부, 정당한 권리 행사의 범위, 증거 분석 등 핵심 쟁점에 대해 체계적인 법적 조력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공갈이나 협박 혐의로 고소를 당하거나 수사를 받는 상황이 발생하였다면, 즉시 형사전문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 것이 반드시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