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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출신 송파 형사전문 변호사 법무법인 여암

특수준강간 혐의 무죄 선고 조건은?

성범죄 사건에서 피해자의 음주 상태와 관련한 준강간 혐의는 사회적으로 매우 민감하고 복잡한 법적 쟁점을 낳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술에 취한 피해자를 상대로 한 특수준강간 혐의에서 항거불능 상태의 인정 여부와 고의 입증 문제를 실제 사례를 통해 설명해드리겠습니다.

검사출신 재산범죄전문 변호사 법무법인 여암

1. 특수준강간죄란 무엇인가

준강간죄의 기본 구조

준강간죄는 형법 제299조에 따라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하는 범죄입니다.

형법
제299조(준강간, 준강제추행)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 또는 추행을 한 자는 제297조, 제297조의2 및 제298조의 예에 의한다. <개정 2012.12.18>

형법 제297조의 강간죄와 달리, 폭행이나 협박 없이도 피해자의 취약한 상태를 이용한 경우에 성립합니다.

형법
제297조(강간)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강간한 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개정 2012.12.18>

여기서 ‘심신상실’이란 정신기능의 장애로 인해 성적 행위에 대한 정상적인 판단능력이 없는 상태를 의미하고, ‘항거불능’이란 심신상실 이외의 원인으로 심리적 또는 물리적으로 반항이 절대적으로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상태를 의미합니다.

특수준강간으로의 가중처벌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조 제3항은 형법 제299조의 준강간죄를 2명 이상이 합동하여 저지른 경우를 특수준강간으로 규정하여 더욱 무겁게 처벌합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조(특수강간 등)
③ 제1항의 방법으로 「형법」 제299조(준강간, 준강제추행)의 죄를 범한 사람은 제1항 또는 제2항의 예에 따라 처벌한다.

이 사건에서도 2명의 피고인이 합동하여 범행을 저질렀다는 혐의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특수준강간)으로 기소되었습니다.

원심에서는 피고인들에게 각 징역 5년이 선고되었을 만큼 매우 중한 처벌이 내려진 사안이었습니다.

2. 항거불능 상태 인정의 핵심 기준

알코올 블랙아웃과 항거불능의 구분

음주로 인한 준강간 사건에서 자주 문제 되는 쟁점은, 피해자가 실제로 의식을 잃은 상태였는지, 아니면 의식은 있었으나 사후에 기억을 하지 못하는 ‘블랙아웃’ 상태였는지를 구분하는 것입니다.

피해자가 깊은 잠에 빠져 있거나 술·약물 등으로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은 상태, 또는 그와 유사하게 정상적인 판단능력과 대응·조절능력을 행사할 수 없는 상태에 있었다면 준강간죄에서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해당합니다.

반면에 블랙아웃은 외형상 정상적인 행동을 하면서도 사후에 기억이 저장되지 않는 상태를 의미하므로, 이 경우에는 항거불능 상태로 단정할 수 없습니다.

항거불능 여부 판단을 위한 종합적 고려요소

음주량과 음주 속도, 경과 시간, 피해자의 평소 주량, 블랙아웃 경험 여부 등 피해자의 신체 및 의식 상태와 관련된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합니다.

또한 CCTV나 목격자를 통해 확인되는 피해자의 당시 상태와 언동, 피고인과의 평소 관계, 만나게 된 경위, 성적 접촉이 이루어진 장소와 방식 및 정황, 피해자의 연령·경험 등 특성, 사건 이후 피고인과 피해자의 반응 등 제반 사정을 면밀하게 살펴 범행 당시 피해자가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있었는지를 판단해야 합니다.

이처럼 단순히 술에 취했다는 사실만으로는 항거불능 상태가 인정되지 않으며, 구체적이고 종합적인 증거에 의한 엄격한 입증이 요구됩니다.

3. 이 사건의 구체적인 판단

사안의 개요

피고인들은 피해자와 고등학교 동창 관계로, 피해자의 소셜미디어 게시글을 계기로 만나 3차에 걸쳐 함께 술을 마신 후 모텔에 함께 입실하였습니다.

피해자는 이튿날 이른 아침 나체 상태로 잠에서 깨어나 혼자 모텔을 나왔고, 귀가 중 지인에게 연락하여 성폭행을 당한 것 같다며 경찰에 신고하였습니다.

검사는 피고인들이 합동하여 술에 취해 항거불능 상태에 있던 피해자를 간음하였다는 혐의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특수준강간)으로 기소하였고, 원심은 이를 유죄로 인정하여 피고인들에게 각 징역 5년을 선고하였습니다.

항거불능 상태 입증 실패

항소심 법원은 여러 객관적 사정을 종합하여 피해자가 항거불능 상태에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모텔 CCTV 영상에서 피해자는 비틀거림 없이 정상적으로 걷고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확인되었고, 입실 후에도 피고인들과 술 게임을 하거나 지인과 맞춤법 오류 없이 카카오톡 메시지를 주고받는 등 의사소통 능력과 판단능력을 일정 수준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공소사실상 범행 시점으로부터 약 5시간 후에 채취한 피해자의 혈액에서 알코올이 전혀 검출되지 않았거나 극미량만 검출되었다는 감정 결과는, 오히려 피해자의 항거불능 상태에 대해 합리적인 의심이 들게 하는 사정으로 평가되었습니다.

나아가 피해자가 평소 블랙아웃을 자주 경험하면서도 외형상 정상적인 언행을 유지한 이력이 있다는 점에서, 이 사건에서도 블랙아웃 상태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고의 입증 실패

준강간의 고의는 피해자가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그러한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한다는 결과 발생의 가능성을 인식하면서 이를 용인하는 내면의 의사를 말합니다.

법원은 피해자가 범행 직전까지 피고인들과 정상적인 대화를 나누었고, 피고인 B은 스스로도 심하게 취해 피해자의 상태를 인식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점을 들어 피고인들의 고의를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피고인들이 사건 후 진술의 정확성 확보를 위해 작성한 메모와 카카오톡 대화 내역도, 허위 진술을 맞추거나 범행을 은폐하려 한 것이 아니라 방어권 행사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법원의 최종 판단

항소심 법원은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들이 합동하여 항거불능 상태에 있는 피해자를 간음하였다는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충분히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들에게 각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하다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검사가 그러한 확신을 갖게 할 만큼 충분히 증명하지 못한 경우에는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수원고등법원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들은 각 무죄.

이            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A
1)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피고인 A는 피해자와 합의하에 성관계를 하였을 뿐, 피고인 B과 합동하여 피해자를 준강간한 사실이 없다. 피해자는 당시 항거불능 상태에 있지 않았고, 설령 판단능력이나 저항능력이 일정 부분 저하된 상태였다고 하더라도 피고인 A는 이를 인식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2) 양형부당
원심의 선고형(징역 5년 등)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피고인 B
1)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피해자는 피고인 A와 성관계를 한 후, 피고인 B에게도 성관계를 시도하였으나, 피고인이 이에 응하지 않은 바 있을 뿐, 피고인 A와 합동하여 항거불능 상태의 피해자를 간음한 사실이 없다. 피해자의 당시 행적과 혈중알코올농도, DNA 감정 결과 등 객관적 자료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는 항거불능 상태에 있지 않았으며 피해자의 진술은 신빙성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2) 양형부당
원심의 선고형(징역 5년 등)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이 사건 공소사실
피고인들은 피해자 C(여, 21세, 가명)과 고등학교 동창 관계이다.
피고인들은 2024. 3. 24. 03:30경 평택시 D에 있는 'E' 주점에서 피해자와 함께 술을 마시다가 영업이 종료되자 인근 모텔에서 술을 마시기로 하고 편의점에서 술을 구매한 뒤, 같은 날 04:17경 평택시 F모텔' G호에 들어가 함께 술을 마시던 중, 같은 날 06:43경부터 10:24경까지 사이에 위 객실에서 피해자가 술에 취해 잠들자 피고인 A는 피해자의 가슴과 목, 입술 부위를 입으로 빨고, 피해자의 음부에 성기를 삽입하여 1회 간음하고, 피고인 B도 이에 가세하여 피해자의 가슴과 목, 입술 부위를 입으로 빨고, 피해자의 음부에 자신의 성기를 삽입하여 1회 간음하고, 피고인 A는 재차 피해자의 음부에 성기를 삽입하여 1회 간음하였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합동하여 피해자의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하여 피해자를 간음하였다.
3.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법리를 기초로,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피고인들과 피해자 사이의 관계, 피고인들과 피해자가 만나게 된 경위, 피해자가 마신 술의 양, 'F모텔' 입실 이후 상황, 피해자 진술의 내용,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와 피해자의 상처 부위 사진 등 객관적 증거, 피해자의 신고 경위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들이 합동하여 피해자의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하여 피해자를 간음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보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4. 당심의 판단
가. 관련 법리
1) 형사재판에서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한다. 검사가 이러한 확신을 가지게 할 만큼 충분히 증명하지 못한 경우에는 설령 유죄의 의심이 든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해야 한다(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7도11582 판결 등 참조).
2) 준강간죄에서 '심신상실'이란 정신기능의 장애로 인하여 성적 행위에 대한 정상적인 판단능력이 없는 상태를 의미하고, '항거불능'의 상태라 함은 심신상실 이외의 원인으로 심리적 또는 물리적으로 반항이 절대적으로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경우를 의미한다. 피해자가 깊은 잠에 빠져 있거나 술 · 약물 등에 의해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은 상태 또는 완전히 의식을 잃지는 않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유로 정상적인 판단능력과 대응 · 조절능력을 행사할 수 없는 상태에 있었다면 준강간죄에서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해당한다(대법원 2021. 2. 4. 선고 2018도9781 판결 참조).
3) 음주로 심신상실 상태에 있는 피해자에 대하여 준강간을 하였음을 이유로 기소된 피고인이 '피해자가 범행 당시 의식상실 상태가 아니었고 그 후 기억하지 못할 뿐이다.'라는 취지에서 알코올 블랙아웃을 주장하는 경우, 법원은 피해자의 범행 당시 음주량과 음주 속도, 경과한 시간, 피해자의 평소 주량, 피해자가 평소 음주 후 기억장애를 경험하였는지 여부 등 피해자의 신체 및 의식 상태가 범행 당시 알코올 블랙아웃인지 아니면 패싱아웃 또는 행위통제능력이 현저히 저하된 상태였는지를 구분할 수 있는 사정들과 더불어 CCTV나 목격자를 통하여 확인되는 당시 피해자의 상태, 언동, 피고인과의 평소 관계, 만나게 된 경위, 성적 접촉이 이루어진 장소와 방식, 그 계기와 정황, 피해자의 연령 · 경험 등 특성, 성에 대한 인식 정도, 심리적 · 정서적 상태, 피해자와 성적 관계를 맺게 된 경위에 대한 피고인의 진술 내용의 합리성, 사건 이후 피고인과 피해자의 반응을 비롯한 제반 사정을 면밀하게 살펴 범행 당시 피해자가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대법원 2021. 2. 4. 선고 2018도9781 판결 참조).
4) 준강간의 고의는 피해자가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에 있다는 것과 그러한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한다는 구성요건적 결과 발생의 가능성을 인식하고 그러한 위험을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를 말한다(대법원 2019. 3. 28. 선고 2018도16002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피고인이 범죄구성요건의 주관적 요소인 고의를 부인하는 경우, 그 범의 자체를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는 없으므로 사물의 성질상 범의와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 또는 정황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으로 이를 증명할 수밖에 없다. 이때 무엇이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 또는 정황사실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할 때에는 정상적인 경험칙에 바탕을 두고 치밀한 관찰력이나 분석력으로 사실의 연결상태를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방법으로 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2. 23. 선고 2005도8645 판결 등 참조).
나. 인정 사실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의 사실을 알 수 있다.
1) 피고인들과 피해자 사이의 관계
피고인들과 피해자는 모두 고등학교 동창으로, 피고인 A는 고등학교 3학년 시절 피해자와 같은 반이었고, 피고인 B은 고등학교 1학년 때 피해자와 같은 반이었다. 피고인들 상호 간에는 고등학교 재학 당시 같은 반이었던 적은 없으나, 서로 알고 지내는 사이였다. 피고인들과 피해자는 고등학교 졸업 후 가끔 연락을 주고받기는 하였으나, 피고인 A는 2022. 7.경 피해자를 만난 이후로 약 1년 6개월 만에 피해자를 만난 것이고, 피고인 B은 고등학교 2학년 때 자퇴한 이후 피해자와 처음 만난 것이었다. 피고인들과 피해자 세 사람이 함께 만난 것은 이 사건 당시가 처음이었다.
2) 피고인들과 피해자가 만난 경위
❶ 피해자는 2024. 3. 23. 친구인 U과 서울에서 만나 밥을 먹은 후, 같은 날 저녁 U과 함께 평택으로 이동하였다. 피해자는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평택에서 만날 사람 연락하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❷ 이 게시글을 본 피고인 B은 당시 평택 시내에 머물던 중 피해자에게 연락하여 만나기로 하였고, 수원에 있던 피고인 A는 인스타그램 메시지로 '누구 만나게'라고 물었다. 피해자는 '지금은 U과 있으나, 곧 피고인 B을 만난다'는 취지로 답하였고, 이에 피고인 A가 '자정쯤 평택에 갈 것 같다'고 하자, 피해자는 '그때까지 있으면 보자'는 취지로 답하였다.
❸ 피고인 B은 이후 평택 시내의 'L'에서 U과 있던 피해자와 잠시 만난 후,2024. 3. 23. 23:15경 혼자 V에 영화를 보러 갔다. 피고인 A는 같은 날 22:31경 피해자에게 '시내 언제까지 있어'라고 인스타그램 메시지를 보냈고, 피해자는 귀가하려다 피고인 A에게 도착 시각을 물었다. 피고인 A가 '수원에서 가는 데 40분이 걸린다'고 하자, '집에 가겠다'는 취지로 답하였다. 이에 피고인 A가 '피고인 B에게 영화 끝나고 술 마시자고 했다'고 하자 피해자가 '거기 끼고 싶네'라고 하면서도, '시간이 너무 비어 집에 가겠다'는 메시지를 다시 보냈다.
❹ 피고인 B도 비슷한 시각 피해자에게 인스타그램 메시지로 '몇 시에 집에 가냐'고 물으면서 '새벽 1시경 영화가 끝난다'고 하자, 피해자가 '중간에 나오라'고 답하였다. 피고인 B은 피해자가 기다리고 있던 'H'로 가서 피해자를 다시 만났다. 두 사람은 2024. 3. 24. 자정경 'I' 술집으로 이동하여 술을 마셨고, 피고인 A는 01:00경 합류하였다. 세 사람은 이후 고등학교 동창인 J가 일하는 술집 'E'로 이동하여 술을 마셨다.
3) 'F모텔'에서의 상황
❶ 피고인들과 피해자는 2024. 3. 24. 03:40경(이하 날짜의 표시 없이 시각만이 기재된 경우 2024. 3. 24.의 시각을 의미한다) 'E' 술집 영업이 종료되자 모텔에 방을 잡고 술을 더 마시기로 하였다. 그러나 남녀 3명의 혼숙이 불가한 사정으로 두 곳의 모텔에서 거절을 당한 후, 04:17경 피고인 A와 피해자가 먼저 'F모텔'에 들어갔고,04:23경 피고인 B이 뒤따라 들어오는 방식으로 위 모텔 G호에 함께 입실하였다.
❷ 피고인들과 피해자는 '섹스라이프'라는 넷플릭스 드라마를 틀어놓고 대화를 나누며 술을 마시다가, 남은 술을 다 마시기 위해 가위바위보로 마실 사람을 정하는 술 게임을 진행하였다. 이후 피고인 A는 누군가와 통화를 하였고, 피고인 B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소리를 지르거나, 욕조 안에 들어가는 등의 행동을 하였다.
❸ 피고인 A는 통화 후인 06:41경 피해자를 모텔 G호 방 밖으로 불러내어 객실문 앞에서 "쟤(피고인 B) 어떡하냐, 나는 더 마실 수 있는데", "더 마실 거야?" 등 술을 더 마실지에 관해 피해자와 약 1분 20초간 대화를 나누었다. 두 사람은 피고인 B을 방에 둔 채 각자 짐을 챙겨 모텔 밖으로 나가기로 하였으나, 피고인 B이 잠에서 깨어 '어디 가냐'고 묻자 다시 방 안으로 들어갔다.
4) 피해자의 신고 경위
피해자는 10:00경 세 사람이 나체로 침대에 함께 누워있는 상태에서 잠에서 깨어났고, 10:24경 모텔에서 혼자 나왔다. 이후 집으로 가는 버스 안에서 지인에게 전화를 걸어 '성폭행을 당한 것 같다'는 취지로 말하였다. 지인의 조언에 따라 (전화번호 1 생략)여성 긴급전화에 연락한 피해자는 안내를 받아 11:30경 경기 평택경찰서에서 피고인들을 성폭행 혐의로 신고하였다.
5) 피해자의 평소 주량 및 당시 음주량
피해자의 평소 주량은 소주 2병 정도이다. 피해자는 'L'에서 하이볼 2잔, 500mL생맥주 1잔을 마셨고, 'I' 술집에서는 피고인 B과 소주 1병, 맥주 2병, 'E'에서는 피고인들과 소주 2병, 맥주 2병 정도를 나누어 마셨고, 'F모텔' 객실 안에서는 소주 2병과 맥주 피처 1병을 피고인들과 함께 나눠 마셨다.
다. 구체적 판단
피해자는 이 사건 당시 주량에 근접하거나, 이를 넘는 술을 마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피해자는 이 사건 범행 당시의 구체적인 상황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진술하였으며, 그 진술이 허위라고 단정할 만한 정황도 확인되지 않는다. 나아가 피해자의 신체에 남은 상처의 부위 및 정도, 피해자가 피고인들을 무고할 만한 특별한 동기가 보이지 않는 점, 그리고 피해자와 피고인들의 관계에 비추어 피해자가 정상적인 상태에서라면 피고인들과 번갈아 가며 성적 접촉을 하였다고 쉽게 단정하기 어려운 점도 존재한다. 이러한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들이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술에 취해 항거불능 상태에 있는 피해자를 간음한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들기는 한다.
그러나 이 법원은 피해자를 다시 증인으로 신문하고, 피고인들에 대한 피고인신문을 진행하였다. 이러한 진술을 포함하여 원심 및 당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들이 합동하여 항거불능 상태에 있는 피해자를 간음하였다는 이 사건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충분히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으므로,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1) 피해자가 당시 술에 취한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그로 인해 항거불능 상태에 이르렀다고까지 단정하기 어렵게 하는 여러 사정들이 존재한다.
㉵ 우선 피해자는 피고인들과의 3차에 걸친 술자리에서 특별히 비정상적으로 취한 모습을 보인 바 없다. 이후 피고인 A와 함께 3명 이상 혼숙이 가능한 모텔을 찾아 이동하는 과정에서도 술에 취해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거나 비틀거리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실제로 'F모텔' CCTV 영상에 따르면, 피해자는 04:17경 피고인 A와 웃으며 대화를 나누고, 별다른 비틀거림 없이 정상적으로 걸어 모텔에 들어오는 모습이 확인된다. 또한 피해자는 04:21경 피고인 B이 집에 가지 않고 모텔로 오도록 인스타그램 메시지로 '집 가면 죽어'라고 보내고 객실 번호를 알려주는 등, 당시 상황을 인지하고 주도적으로 행동한 정황도 확인된다.
❷ 피해자는 04:23경 모텔 객실 안에 들어간 후에도, 넷플릭스 드라마를 켜놓고 피고인들과 대화를 나누거나 술 게임을 하며 술을 마시는 등 당시 상황을 충분히 인식하고 의사소통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의식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피해자는 05:36경부터 05:42경 사이, 'E'에서 보았던 고등학교 동창인 J와 아래와 같이 카카오톡 메시지를 주고받았는데, 메시지 내용을 보면, 해당 대화의 맥락에 맞는 반응을 적절히 보이고 있을 뿐만 아니라, 맞춤법 오류도 거의 없이 시시각각 대화를 이어나갔고, 'E'에서 대화를 충분히 나누지 못한 점을 아쉬워하며 이를 언급하는 등, 자신의 의사와 감정을 명확히 전달하고 있다. 이러한 메시지 내역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는 당시 의사소통 능력과 판단능력을 일정 수준 유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❸ 한편 모텔 CCTV 영상에 의하면, 피해자가 06:41경부터 06:43까지 피고인 A와 객실 문 앞에서 약 1분 20초간 서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확인된다. 해당 영상에서 피해자는 별다른 부축 없이 서서 피고인 A와 시선을 주고받으며 고개를 끄덕이고 손을 움직이는 등 비교적 적극적인 방식으로 의사를 표현하고 있다. 이러한 모습은 피해자가 타인의 질문을 이해하고 그에 응답할 수 있는 수준의 인지력과 판단력을 일정 부분 유지하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피해자 역시 당시 상황에 대해, 피고인 A가 술에 취해서 자고 있는 피고인 B을 두고, "쟤 어떻게 하냐. 재 많이 취했다. 너 어떻게 할래?"라고 물었고, 이에 대해 "나는 괜찮은데?" "더 마실래?"와 같은 취지로 답한 기억이 있다고 진술하였다. 이와 같은 진술 내용은 피해자가 당시 상황을 파악하고, 대화 맥락 속에서 자신의 의사를 일정 정도 표현할 수 있었음을 뒷받침한다.

❹ 이 사건 당일 15:20경 채취한 피해자의 혈액 및 소변에 대한 감정 결과에 따르면, 피해자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10% 미만', 소변 내 에틸알코올농도는 '0.033%'로 확인되었다. 원심은 이러한 수치를 피해자가 항거불능 상태에 있었다는 정황 중 하나로 보았다.
그러나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대한 당심 감정의뢰 회보에 의하면, '혈중알코올농도 0.010% 미만'이라는 표현은, 혈액에서 알코올이 전혀 검출되지 않았거나, 0.010% 미만의 극미량만이 검출된 경우 사용하는 표기 방식이므로, 해당 수치 자체만으로는 음주 여부조차 판단할 수 없으며, 따라서 이 사건 범행 시점 무렵 혈중알코올농도를 역추정하는 것도 곤란하다고 보았다. 또한, 소변에서 검출된 '에틸알코올농도 0.033%' 역시 개인의 대사 능력이나 수분 섭취 등 여러 생리적 요인에 따라 변동될 수 있어 이는 단지 피해자의 소변 채취 이전에 일정한 음주가 있었음을 뒷받침하는 정황에 그칠 뿐, 범행 시점의 정확한 에틸알코올농도는 판단할 수 없다고 보았다.
결국 피해자의 혈액 및 소변 감정 결과를 통해서는 피해자가 일정 시점에 음주했다는 사실은 확인되지만, 이를 근거로 피해자가 항거불능 상태였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공소사실상 범행 시점으로부터 약 5시간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에 피해자의 혈액에서 알코올이 전혀 검출되지 않았거나 극미량만 검출되었다는 점은, 범행 당시 피해자의 항거불능 상태에 대해 합리적인 의심이 들게 하는 사정으로 평가될 뿐이다.
2) 피해자가 항거불능 상태에 이르렀다기보다는, 단지 블랙아웃으로 인해 사후에 당시 상황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❶ 앞서 본 바와 같이, 피해자는 모텔 들어가기 전은 물론, 객실 내에서도 특별히 술에 취한 모습 없이 피고인들과 대화하거나 술을 마셨으며, J와는 비교적 정확한 문장으로 카카오톡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또한 06:41경부터 06:43경까지 촬영된 모텔CCTV 영상에 의하면, 피해자는 피고인 A와 함께 객실 앞에 서서 대화하며 손동작이나 고개 끄덕임 등 비언어적 표현을 통해서도 의사를 전달하고 있어 해당 시점까지는 피해자가 일정한 수준의 행위통제능력을 유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❷ 그런데 피해자는 위와 같은 J와의 카카오톡 대화 사실은 물론, CCTV에 촬영된 피고인 A와의 대화 장면에 대해서도 전혀 기억하지 못하다가, 경찰에서 CCTV 영상을 확인한 이후에야 해당 장면을 기억하여 진술하였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는 정상적인 행위능력을 유지한 상태에서 일정한 행동을 하고도, 사후에 이를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이른바 블랙아웃 상태에 놓였을 가능성도 충분히 존재한다. 실제로 피해자는 '기억하는 사실이 다 꿈이면 어떡하지'라는 생각도 했다고 진술하고 있는바, 이는 자신의 기억 내용에 대한 혼동 가능성과 신뢰성 문제를 스스로 인식하고 있었음을 나타낸 것으로, 피해자가 비록 수사기관과 법정에서 최대한 정확하게 기억나는 상황만을 진술하려고 노력하였더라도, 음주에 따른 기억 저장의 단절로 인해 피해자의 의지와 무관하게 기억의 왜곡이 발생하였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❸ 피해자는, 원심 및 당심 법정에서 '술에 취해 기억이 잘 안 나는 경험이 자주있었는데,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멀쩡해 보인다고 했다.', '소주 세 병 정도 마셨을때, 수원에서 평택까지 어떻게 귀가했는지 필름이 끊긴 경험이 있다. 친구들을 택시 태워서 집에 보낸 사실까지는 기억나지만, 이후 지하철을 타고 귀가한 경위에 대한 기억은 거의 없었다'고 진술하였다. 또한 '가끔 술을 마시면 기억이 끊긴다는 생각이 든 적이 있으나, 다음 날 함께 술을 마셨던 사람들과 대화를 해 보면 특별한 이상행동은 없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는 취지로 진술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피해자의 음주습관 및 과거 경험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가 이 사건 당시에도 외형상 특별한 이상행동 없이 정상적인 언행을 하고서도, 이후 기억이 단절되는 블랙아웃 상태에 놓였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판단된다.
3) 설령 피해자가 항거불능 상태에 있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들이 이를 인식하거나 이용하려는 고의를 가지고 있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앞서 본 바와 같이, 피해자는 3차에 걸친 술자리에서 특별히 술에 취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범행 시점 직전까지도 피고인 A에게 고개를 끄덕이거나 손동작으로 반응하면서 "나는 괜찮은데?" "더 마실래?" 등의 의사 표현을 하며 정상적인 대화를 나누기도 하였으므로, 피고인들로서는 피해자가 판단능력을 상실한 것으로 인식하기 어려웠을 수 있다. 한편, 피고인 B은 모텔 객실 내에서 이뤄진 술 게임에서 반복적으로 지면서 단시간 내 많은 양의 술을 마셨고, 욕조 안에 들어가 자는 등의 모습을 보일 정도로 상당히 취한 상태였던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피고인 A와 피해자보다도 더 취해 보였다는 것인데, 이처럼 피고인 B은 음주로 인해 자신의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할 정도로 신체적 · 정신적으로 온전한 상태가 아니었으므로, 피해자의 상태를 인식하거나, 이를 이용하여 간음한다는 의사는 갖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피해자가 설령 이 사건 당시 음주로 인해 일정한 판단력 저하 등의 상태에 있었을 가능성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피고인들이 이를 인식하고 이용하여 간음하려는 고의를 가지고 있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4) 피고인들의 변소를 쉽게 배척하기 어렵고, 나름대로 수긍할 만한 점이 있다.
❶ 피고인들은 수사 단계부터 당심에 이르기까지, 피해자가 술을 마시기는 하였으나 항거불능 상태에 이르지는 않았고, 피고인 A는 피해자와 합의하에 성관계를 하였으며, 피고인 B은 오히려 피해자가 본인의 의사에 반하여 여성 상위 체위로 성관계를 시도하였다는 점 등 이 사건의 핵심적인 사실관계에 관하여 대체로 일관된 취지로 진술하여 왔다. 비록 피해자와 성적 접촉의 순서와 태양, 신체 접촉 부위 등 세부사항에 관한 피고인들의 진술에 일부 차이가 있고, 진술 시점에 따라서도 변동된 부분이 있기는 하나, 피고인들 또한 당시 음주한 상태였으므로 피해자와 마찬가지로 상황을 구체적으로 기억하기 어려웠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이고, 나아가 형사 절차에서 보장되는 자기방어를 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진 진술이라는 점까지 종합하면, 세부적인 사항에 대한 피고인들의 진술이 일부 다르다고 하여 진술 전체의 신빙성을 배척할 수 없다 할 것이다. 결국 피고인들의 진술은 전체적으로 보아 그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고, 경험칙에 현저히 반하거나, 신빙성을 근본적으로 의심케 할 정도의 모순도 찾아볼 수 없으므로, 피고인들이 허위로 진술하고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❷ 특히 피해자는 피고인 A와 성관계를 하였다는 사실 자체를 명확히 기억하지 못하였음에도, 피고인 A는 수사 초기부터 피해자와의 성관계 사실을 스스로 인정하였을 뿐만 아니라, 향후 자신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사정에 대해서도 별다른 회피 없이 비교적 일관되게 진술하였다. 피고인 A는 피해자가 자신의 가슴 부위를 입으로 애무하여 멍 자국이 생겼다고 하면서, 사건 당일 해당 부위를 촬영한 사진을 소지하고 있었던 점도 피고인 A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한다. 또한 피고인 B 역시, 피해자의 신고 사실을 인지한 직후 피해자에게 '너 이거 잘못하면 너가 고소당해'라는 메시지를 보내기도 하였는데, 이는 피해자가 자신이 잠든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성관계를 시도하였다는 피고인의 인식에 기초한 자연스러운 반응으로 보인다.
❸ 한편 피고인 B은, 피해자가 자신이 잠든 사이 자신의 옷을 벗기고 이른바 여성 상위 자세로 자신에게 성관계를 시도하였는데, 자신은 혼전순결을 지켜야 한다는 신념이 있어 피해자를 적극적으로 밀쳐 내거나, 피해자가 정신을 차릴 수 있도록 휴대전화 플래시를 얼굴에 비춰가며 성관계를 거부하려 하였다고 진술하였다. 피해자 역시, 당시 피고인 B이 누워있었고, 자신이 그 위에서 여성 상위 자세로 있었던 기억이 있다고 진술한 바 있다. 그런데 여성 상위 자세는 일반적으로 남성이 누운 상태에서 여성이 신체를 능동적으로 움직여 성행위를 하는 체위로, 누워있는 남성의 일방적인 의사나 행위만으로는 쉽게 성관계를 할 수 없는 데다가, 사건 당시 피해자의 체중은 65kg 내지 68kg 정도로, 69kg 내지 71kg였던 피고인 B과 큰 차이가 없었으므로, 피고인 B이 그와 같은 자세로 항거불능 상태에 있던 피해자에 대한 간음을 시도하였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또한 수사기관이 피고인 B의 휴대전화를 디지털 포렌식한 결과, 피해자를 촬영한 사진이나 영상은 발견되지 않았는데, 이는 피고인 B이 피해자의 성관계시도를 막기 위해 플래시를 비추었다는 취지의 진술과 부합하는 사정으로 볼 여지가 있다.
❹ 한편 피고인 B은 피해자와 키스한 사실은 있지만, 피해자의 신체 부위를 입으로 애무한 적은 없다고 주장하였다. 그런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에 따르면, 피해자의 좌 · 우측 가슴, 목, 좌 · 우측 귀, 입술, 구강에서 피고인들의 Y-STR DNA형이 혼합 검출되었다. 이에 대하여 피고인 B은 피해자와 키스를 하면서 자신의 DNA가 피해자의 구강에 남게 되었고, 이후 피해자가 피고인 A와 키스와 성적 접촉을 하는 과정에서 침이 섞이면서 자신의 DNA가 피해자의 신체 부위에 남게 되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이러한 피고인의 주장은 그렇게 개연성이 높다고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으나, 실제 피해자가 피고인 B과 키스한 이후 피고인 A와 성적 접촉을 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 B의 DNA형은 모두 피고인 A의 DNA형이 검출된 부위에서만 혼합 검출되었고, 피고인 B의 DNA형만 단독 검출된 부위는 없었던 점 등을 종합하면, 위와 같은 피고인 B의 주장이 객관적 정황과 명백히 배치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따라서 위 감정 결과만으로는 피고인 B이 성적 의도를 가지고 피해자의 신체 부위를 입으로 애무하는 등의 행위를 하였다고 단정하기에는 부족하고, 이 사건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핵심 증거라고 보기는 어렵다.
5) 피고인들의 사건 경위에 관한 메모와 카카오톡 대화 내역은 사건 당시 상황에 관하여 허위로 말을 맞춘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피고인들은 피해자의 신고 사실을 알게 된 후, 피해자를 만나 술을 마시고 모텔 안에서 성적 접촉이 시작되기까지의 경위를 별지 메모 기재와 같이 수기로 정리하였다. 또한 2024. 4. 13.경에는 카카오톡을 통해 별지 대화 내역과 같은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원심은 위와 같은 메모 및 대화 내역이 사건 당시 상황에 관하여 피고인들이 사전에 말을 맞춘 것으로 판단하였다.
그러나 위 메모 및 대화 내역을 원심과 당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과 전체적으로 대조해보면, 이는 범행을 은폐하거나 사실과 다른 내용을 꾸며내기 위한 것이었다기보다는, 당시 기억이 정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수사기관의 조사에 대비하여 진술의 정확성을 확보하려는 취지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❶ 피고인들은 사건 당일 피해자의 신고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는 피고인들이 특수준강간 등 중대한 범죄 혐의로 수사를 받고, 향후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는 상황에 놓였다는 점을 명확히 인식하게 된 것을 의미한다. 특수준강간 범행을 저지른 사실이 없다는 입장이었던 피고인들로서는 피해자의 주장에 대해 기본적인 대응을 하기 위하여 사건 전후 및 당시의 정황을 가능한 한 정확하게 기억하여 정리할 필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❷ 실제 피고인들이 수기로 작성한 메모에는 피해자를 만나 술을 마시고 모텔에 이르기까지의 과정, 그리고 모텔 내에서 성적 접촉이 시작된 시점까지의 상황이 시간순으로 기재되어 있다. 그런데 위 메모에 기재된 술집 및 편의점 결제 시각 등은 당시 카드결제 내역 및 영수증 등 객관적인 자료에 나타난 시각과 일치한다. 또한, 모텔에서 술을 마시기 시작한 시각에 대해서는 '정확한 시간 몰라서 기재 불가'라고 기재하는 한편, 객실 내 일부 상황에 대해서는 "* 「」 부분은 확실치 않은 기억, 나갔는지 여부는 CCTV 확인 필요"라고 표시하는 등 기억이 불확실한 부분을 명시해두고, 추후 객관적인 증거와 대조하여 보완할 것을 예정하고 있다.
❸ 나아가 피고인들의 카카오톡 대화 내역을 살펴보면, 피고인 A가 먼저 피해자와의 성적 접촉 당시의 상황에 관하여 정리된 내용을 보내자, 피고인 B이 '웰케 다 꼬였음?', '나 너네 두 번째에 했을 때 깨서 화장실 간 거 아닌데' 등의 반응을 보이며 자신의 기억과 대조하여 당시 상황을 다시 정리하였고, 이후에도 흡연 시점 등 기억나는 사실관계와 달리 기재된 부분을 지적하며 내용을 수정한 대화가 나타난다. 이와 같이 정리된 내용 중에는 '아침 9시 50분경(불확실)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A가 깼고'와 같은 문구처럼, 확실하지 않은 사실에 대해서는 '(불확실)'이라는 표시를 해 둔 점도 확인된다. 비록 피고인 A가 피고인 B에게 '대강 와꾸 짰으니까'라고 표현한 메시지를 보낸 바 있으나, 전체적인 대화의 흐름과 맥락, 수정 과정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이는 당시 상황에 대한 각자의 기억을 취합하여 글로 정리해보았다는 취지로 이해함이 타당하다.
❹ 이처럼 피고인들의 메모나 대화는, 각자의 기억을 객관적 자료와 함께 되짚으며 사건 경과를 정리한 수준에 그치고 있어, 진술의 일관성과 정확성을 담보하고자 한 조치로 볼 수 있다. 실제 피고인 A는 당심 법정에서 위와 같은 메모 작성 경위에 관하여, '사건 당일 경찰 간이조사 식으로 면담을 한 이후에 저희 나름대로 그날 있었던 일을 이야기해보고, 수사를 받을 때 그날 있었던 일을 정확히 이야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그때 있었던 일을 제가 기억하는 부분하고 저 친구(피고인 B)가 기억하는 부분을 적어뒀던 겁니다.'라고 진술하였다. 카카오톡 대화 경위에 관해서는, '서로 기억이 없던 부분이 있어, 정확한 상황을 확인해 둘 필요가 있다고 생각 들어서 위와 같이 타임라인을 맞춰본 것'이라고 진술하였다. 피고인 B 역시 당심에서 "아는 형 중에 우리와 비슷한 일을 당한 형이 있는데, 그 형에게 전화해서 제가 제일 먼저 해야 될 게 뭐냐고 물으니 '일단 진술이 일관되어야 하니까 네가 생각나는 것 먼저 다 써라 개(피고인 A)와 같이', 그래서 쓴 거예요"라고 진술하였다. 나아가 이들 자료는 피고인들이 임의로 제출한 것이 아니라, 피고인 B의 휴대전화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 과정에서 수사기관이 독자적으로 확보한 것이기도 하다.
❺ 결국 피고인들이 일련의 사건 당시 상황을 정리한 것은, 수사기관의 조사에 대비하여 자신들의 입장을 명확히 하고, 피해자의 주장에 대응할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방어권 행사의 일환으로 이해될 수 있고, 특히 피고인들은 범행 전후 함께 있었던특수준강간의 공동 피의자 지위에 있었으며, 모두 범행을 부인하는 입장이었으므로, 일정한 수준의 의사소통은 형사 절차상 자기방어를 위한 정당한 대응으로 평가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들의 메모나 카카오톡 대화 내역이 허위 진술을 조율하거나 범행을 은폐하려 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5.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들의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이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이 사건 공소사실은 제2항과 같은데, 제4항에서 본 바와 같은 이유로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피고인들에 대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각 무죄를 선고한다.

4. 결론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특수준강간) 혐의는 항거불능 상태의 인정 여부와 고의 입증 등 복잡한 법적 쟁점이 얽혀 있어, 당사자가 혼자 사건에 대응하다가는 중요한 증거나 유리한 사정을 제대로 주장하지 못한 채 불리한 결과를 맞이할 위험이 큽니다.

형사전문 변호사는 CCTV 영상, 혈중알코올농도 감정 결과, 피해자의 언동 등 다양한 증거를 분석하고 항거불능 상태와 고의 여부에 관한 법리를 치밀하게 구성하여 의뢰인의 권리를 효과적으로 방어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와 같은 사건에 연루되었다면 반드시 형사전문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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