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 사건 현장에서 의도치 않게 주변에 있던 사람이 다쳤을 때,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이 과실치상 혐의로 기소되는 경우가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폭행 과정에서 주변인이 다친 상황에서 과실치상죄의 성립 여부가 다투어진 실제 사례를 통해 설명해드리겠습니다.

목차
1. 과실치상죄란 무엇인가
과실치상죄는 형법 제266조 제1항에 규정된 범죄로, 부주의로 인해 타인의 신체를 다치게 한 경우에 성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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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법
제266조(과실치상)
①과실로 인하여 사람의 신체를 상해에 이르게 한 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한다. <개정 1995.12.29> |
이 죄가 성립하려면 크게 두 가지 요건이 충족되어야 하는데, 첫째는 결과 발생에 대한 예견 가능성이고, 둘째는 그 결과가 형법상 ‘상해’에 해당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단순히 상대방이 다쳤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과실치상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닙니다.
2. 과실치상죄 성립의 핵심 요건
예견 가능성이란
과실치상죄가 성립하려면, 행위자가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 타인이 다칠 수 있다는 사실을 미리 예상할 수 있었어야 합니다.
만약 당시 상황에서 합리적으로 판단했을 때 그러한 결과를 예상하기 어려웠다면, 설령 결과적으로 누군가가 다쳤더라도 과실치상죄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즉, 예견 가능성이 없는 상황에서 발생한 부상에 대해서는 과실 책임을 물을 수 없습니다.
형법상 ‘상해’의 의미
과실치상죄에서 말하는 ‘상해’는 단순히 신체에 약간의 충격이 있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상해란 피해자의 신체 기능에 장해를 일으키거나 건강 상태를 나쁘게 하는 것을 의미하며, 상처가 극히 경미하여 치료가 필요 없고, 치료 없이도 일상생활에 아무런 지장이 없으며, 자연스럽게 낫는 수준이라면 형법상 상해로 보지 않습니다.
이는 형사처벌이 실질적인 신체 피해가 있는 경우에만 이루어져야 한다는 원칙을 반영한 것입니다.
3. 실제 사건에서의 적용
사안의 개요
이 사건에서 피고인은 특정 여성을 소주병과 휴대폰으로 폭행하여 뇌진탕 등의 상해를 입힌 혐의로 기소되었고, 이 부분에 대해서는 유죄가 인정되었습니다.
그런데 검사는 이에 더하여, 피고인이 폭행을 가하는 과정에서 주변에 있던 또 다른 피해자의 코 부위를 팔꿈치로 가격하여 코의 타박상을 입혔다는 이유로 과실치상 혐의도 함께 기소하였습니다.
이 과실치상 부분이 이 글에서 주목할 쟁점입니다.
예견 가능성에 대한 판단
CCTV 영상을 분석한 결과, 피고인이 폭행을 가하던 도중 이를 말리려던 제3자가 피고인의 얼굴을 강하게 밀어젖혔고, 그 충격으로 피고인이 뒤로 밀리면서 팔을 내젓는 과정에서 우연히 뒤에 있던 피해자의 코 부위가 팔꿈치에 스치듯 맞게 된 정황이 확인되었습니다.
재판부는 이러한 상황, 즉 피고인이 제3자로부터 과격하게 밀려나는 순간에 뒤에 있던 사람이 팔꿈치에 맞아 다칠 것이라고 미리 예상할 수는 없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따라서 예견 가능성 요건이 충족되지 않는다는 결론이 내려졌습니다.
상해 해당 여부에 대한 판단
피해자는 재판 과정에서 코뼈 골절이 의심되어 병원에서 CT 촬영을 하였지만, 이후 별도의 치료를 받지 않았고 시간이 지나면서 부기가 자연스럽게 가라앉았다고 직접 진술하였습니다.
또한 검사도 수사 단계에서 수사 경찰관의 의견에 따라 이 부분 상처가 상해에 이르는 정도가 아니라고 보아 처음에는 폭행으로 기소하였다가 이후 과실치상으로 죄명을 변경한 바 있습니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부상이 치료 없이도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고 자연적으로 회복될 수 있는 경미한 수준이므로, 형법상 상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법원의 최종 판단
재판부는 예견 가능성과 상해 요건 모두 충족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과실치상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서울북부지방법원 1.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범죄사실 기재 일시, 장소에서 위와 같이 B을 때리게 되었다. 피해자 F(여,25세)이 B의 옆에 있었기 때문에 피고인은 B을 폭행하는 과정에서 피고인의 신체가 피해자의 신체를 부딪히지 않게 할 주의의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이를 게을 리 한 채 B을 때리려고 하는 과정에서 피고인의 팔꿈치로 피해자의 코 부위를 가격하여 피해자로 하여금 약 2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코의 타박상을 입게 하였다. 2.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 ·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B에 대한 폭행 당시 바로 뒤에 있던 피해자가 피고인의 팔꿈치에 맞아 상해를 입을 수 있음을 예견할 수 있었다거나, 피해자가 피고인의 팔꿈치에 맞아 상해를 입었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① 사건 현장 CCTV 영상에 의하면, B의 뒤에 앉아있던 C은 술에 만취하여 소주병으로 B을 내리치는 피고인을 말리고자 피고인의 얼굴을 때리다시피 밀어젖혔고, 이에 피고인이 뒤로 밀리면서 팔을 내젓는 과정에서 피고인의 바로 뒤에서 노래를 부르던 피해자의 코가 피고인의 팔꿈치에 스치듯 가격당하는 장면이 보인다. 이러한 당시의 상황, 피고인의 상태 및 피해자의 위치 등에 비추어 볼 때 C으로부터 과격하게 밀려나던 피고인에게 자신이 팔을 내저을 경우 뒤에 있던 피해자가 자신의 팔꿈치에 맞아 상해를 입을 것이라고 예견할 수는 없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② 상해 인정 여부와 관련하여, 피해자는 이 법정에서 이 사건 당시 비골 골절이 의심되어 병원에서 CT를 찍기는 하였으나 이후 별도로 치료를 받지는 않았고, 시간이 지나 부기가 가라앉았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검사도 당초 여러 사정을 고려할 때 피해자가 입은 부상이 상해에 이를 만한 정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수사 경찰관의 의견에 따라 피고인을 폭행으로 기소하였다. 위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가 입은 상처가 경미하여 굳이 치료할 필요가 없고 치료를 받지 않더라도 일상생활을 하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으며 시일이 경과함에 따라 자연적으로 치유될 수 있는 정도로 보이므로, 이를 가리켜 상해죄에 있어서의 상해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무죄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 아니한다. 이상의 이유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
4. 결론
과실치상 사건은 예견 가능성과 상해의 범위를 어떻게 주장하고 입증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으므로, 법률 지식 없이 혼자 대응하다가는 불필요한 형사처벌을 받을 위험이 높습니다.
형사전문 변호사는 CCTV 영상, 진술 내용, 진단서 등 각종 증거를 면밀히 검토하여 예견 가능성 부재와 상해 요건 미충족을 효과적으로 다툴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과실치상 혐의를 받고 있다면 지체 없이 형사전문 변호사의 조력을 받는 것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