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문피고인들은 각
무죄.
이 유
1. 공소사실의 요지
[전제사실]
피고인 A는 주식회사 C(이하 '피해자 회사'라고 한다)의 대표이사로 근무하면서 피해자 회사가 인천지방법원에 2017. 1. 20.경 회생신청을 한 후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74조 제4항에 의하여 관리인으로 간주되어 그 직무를 수행한 사람이다. 피고인 B은 2017. 6. 21.경 피해자 회사의 주식회사 D(이하 'D'라고 한다)에 대한 외상매출채권 3,144,841,363원(이하 '이 사건 채권'이라고 한다)을 양수받은 사람이고, E는 D의 대표이사이다.
D는 회사 사정이 좋지 않아 2017. 4. 6.경 금융채권자협의회(주거래은행 기업은행)로부터 '채권자들은 D에 대한 채권행사를 2017. 6. 29.까지 유예하고, D에 대한 자산부채 실사 및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능력을 평가하기 위해 외부전문기관에 용역을 의뢰한다'라는 결정 등을 받아 재무구조 개선작업(이하 '워크아웃'이라고 한다)을 진행하였고, D는 3개월 안에 채권자들의 워크아웃 동의서를 받지 않으면 위와 같은 워크아웃 예비절차가 중단되어 파산되는 상황에 처해 있었다.
이에 따라 E는 채권자들로부터 워크아웃 동의서를 징구 받았고, 2017. 6. 8.경 피고인 A로부터도 피해자 회사에 이 사건 채권 등을 변제하는 조건 등으로 워크아웃 동의서를 징구 받았다가, 이 사건 채권을 변제하지 않자 피고인 A는 2017. 6. 27.경 E에게'이 사건 채권을 변제하지 않으면 워크아웃 동의서는 무효로 하겠다'라는 취지의 공문을 발송하였고, 피해자 회사는 D의 채권자들 중 가장 큰 규모의 채권을 보유하고 있어(약 15%) 피해자 회사의 동의 없이는 워크아웃이 진행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공소사실]
1.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업무상배임)
피고인 A는 피해자 회사의 대표이사이면서 피해자 회사의 관리인으로 간주되어 그 업무를 함에 있어서 관리인으로서 회생 법인인 피해자 회사의 재산을 규정한 절차 및 방법에 따라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다해 그 재산을 관리하여야 할 업무상 임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 A는 2017. 6.경 피고인 B과 피해자 회사가 D에 가지고 있는 이 사건 채권을 헐값에 매수하고 제값에 팔아 이익이 나면 이를 나누어 가지기로 공모하였다.
이에 따라 피고인 A는 2017. 6. 23.경 이 사건 채권을 매수의향서 접수기간 내 접수된 응찰자보다 약간의 금액을 높여 채권매수의향서를 제출하여 낙찰받은 피고인 B에게 이 사건 채권 가액의 약 16.4%에 해당하는 513,000,000원에 양도하고, 위와 같이 이 사건 채권이 양도된 사실을 안 E는 2017. 6. 28.경 피고인 B 명의의 F은행 계좌(계좌번호 1 생략)로 합계 20억 원을 송금하고, 같은 달 30.경 시가 1,144,841,363원 상당의 MCT 기계 30대를 교부하는 등 이 사건 채권을 제값에 변제함으로써 피고인 B은 그 차액인 2,631,841,363원에 해당하는 재산상 이득을 취득하고 피해자 회사에 같은 금액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가하였다.
2. 채무자회생및파산에관한법률위반 – 사기회생죄
채무자가 자기 또는 타인의 이익을 도모하거나 채권자를 해할 목적으로 채무자의 재산을 회생채권자 등에게 불이익하게 처분하는 행위를 하고, 채무자에 대하여 회생절차개시의 결정이 확정되게 하여서는 아니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 A는 제1항 기재와 같이 피해자 회사의 관리인임에도 불구하고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업무상배임)죄를 저질러 주식회사 G 등 회생채권자 등에게 불이익하게 처분하는 행위를 하였고, 피해자 회사에 대한 회생절차개시의 결정은 2017. 3. 1. 확정되었다.
3. 채무자회생및파산에관한법률위반 – 제3자 사기회생죄
채무자 외의 자가 자기 또는 타인의 이익을 도모하거나 채권자를 해할 목적으로 채무자의 재산을 회생채권자 등에게 불이익하게 처분하는 행위를 하고, 채무자에 대하여 회생절차개시의 결정이 확정되게 하여서는 아니 된다.
피고인 B은 제1항 기재와 같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업무상배임)죄를 저질러 주식회사 G 등 회생채권자 등에게 불이익하게 처분하는 행위를 하였고, 피해자 회사에 대한 회생절차개시의 결정은 2017. 3. 1. 확정되었다.
2. 공소사실 불특정 여부에 관한 판단(피고인 B)
가. 주장의 요지
피고인 B과 그 변호인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의 점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이유로 공소사실이 특정되지 않아 공소기각 판결이 선고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1) "이 사건 채권을 헐값에 매수하고 제값에 팔아"라는 부분과 관련하여, '헐값'과 '제값'의 개념이 불분명하고, 그 과정에서의 피고인들의 공모행위가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지 않다.
2) "이 사건 채권을 매수의향서 접수기간 내 접수된 응찰자보다 약간의 금액을 높여 채권매수의향서를 제출하여 낙찰받은 B" 부분과 관련하여, 피고인 B이 다른 응찰자보다 금액을 높여 기재한 과정에 관한 실행행위가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지 않다. 나. 관련 법리
형사소송법 제254조 제4항이 공소사실의 특정을 위하여 공소사실에 범죄의 일시, 장소와 방법을 명시하도록 하고 있는 것은 이중기소나 시효저촉 여부를 판별하고 피고인의 방어의 범위를 한정시켜 방어권 행사를 쉽게 하려는 데에 그 취지가 있는 것이므로, 공소사실은 위 세 가지 특정요소를 종합하여 범죄구성요건에 해당하는 구체적 사실을 다른 사실과 판별할 수 있는 정도로 기재하면 충분하다. 공소장에 범죄의 일시, 장소, 방법 등이 구체적으로 적시되지 않았더라도 위의 정도에 반하지 아니하고 공소범죄의 성격에 비추어 그 개괄적 표시가 부득이하며 그에 대한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지장이 없다고 보이는 경우에는 그 공소내용이 특정되지 않아 공소제기가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14. 10. 30. 선고 2014도6107 판결 등 참조).
다. 구체적 판단
이 부분 공소사실은 공모과정이나 행위분담 내지 행위내용 등에 관하여 개괄적으로 표시하고 있기는 하나,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법원의 심판 대상을 한정하고 피고인들의 방어권 행사에 지장이 없을 정도로 충분히 특정되어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1) 이 부분 공소사실에는 이 사건 채권액과 피고인 B이 실제로 지급한 양수대금을 각 '제값'과 '헐값'으로 보아 그 금액이 모두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다. 변호인은 이 사건 공소사실에 기재된 '제값'은 이 사건 채권에 대한 매각이 공매절차로 진행되었으므로 감정평가액으로 보아야 함에도 이 사건 채권 전액을 '제값'으로 기재한 것은 부당하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이는 범죄사실 증명 여부에 관한 주장으로 보일 뿐 공소사실 특정 여부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2) 이 부분 공소사실에 기재된 공모행위가 입찰 참여자들과의 담합행위를 당연한 전제로 하는 것으로 볼 수 없고, 은밀하게 이루어지는 공모범죄의 특성상 공모일시와 행위내용 등을 구체적으로 특정하기 어려워 보인다.
3. 업무상 배임죄 성립 여부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1) 배임죄에 있어서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라 함은 처리하는 사무의 내용, 성질등에 비추어 법령의 규정, 계약의 내용 또는 신의칙상 당연히 하여야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하지 않거나 당연히 하지 않아야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함으로써 본 인과의 신임관계를 저버리는 일체의 행위를 포함한다(대법원 2003. 1. 10. 선고 2002도758 판결 등 참조).
2) 일반적으로 업무상배임죄의 고의는 업무상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본인에게 재산상의 손해를 가한다는 의사와 자기 또는 제삼자의 재산상의 이득의 의사가 임무에 위배된다는 인식과 결합하여 성립되는 것이며, 이와 같은 업무상배임죄의 주관적 요소로 되는 사실(고의, 동기 등의 내심적 사실)은 피고인이 본인의 이익을 위하여 문제가 된 행위를 하였다고 주장하면서 범의를 부인하고 있는 경우에는 사물의 성질상고의와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에 의하여 입증할 수밖에 없고, 무엇이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에 해당할 것인가는 정상적인 경험칙에 바탕을 두고 치밀한 관찰력이나 분석력에 의하여 사실의 연결상태를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방법에 의하여야 한다(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2도4229 판결 등 참조).
3) 형사재판에 있어서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할 수 있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이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간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1996. 3. 8. 선고 95도3081 판결 등 참조).
나. 인정 사실
이 법원이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 이 사건 채권매각의 경위
가) D는 2016. 12. 29. 회생절차개시신청을 한 뒤(인천지방법원 2016회합29호), 2017. 3. 10. 회생개시신청을 취하하였고, 그에 따라 2017. 3. 14. 회생신청 취하허가 결정 및 보전처분 취하허가 결정을 받았다.
나) 피해자 회사는 D에 대한 약 64억 원의 매출채권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D의 회생절차개시신청에 따른 보전처분결정으로 인하여 이를 지급받지 못하였고, 그 결과 2017. 1. 20. 법원에 회생절차개시신청을 하기에 이르렀다(인천지방법원 2017회합4호).
다) 피고인 A는 2017. 2. 6. 회생법원 대표자 심문과정에서 이 사건 채권 매각의 필요성과 매각계획에 관하여 설명하였고, 피해자 회사는 2017. 2. 15. 회생법원으로부터 회생절차개시결정을 받아 피고인 A가 피해자 회사의 관리인으로 간주되었다.
라) 피해자 회사는 2017. 4. 17., 2017. 6. 9., 2017. 6. 20., 2017. 6. 23. 회생법원에 이 사건 채권매각의 필요성과 매각절차 및 진행계획 등을 반영한 '부실채권매각허가 요청'이라는 제목의 이 사건 채권의 매각에 관한 허가를 신청하였다. 회생법원은 피해자 회사가 제출한 2017. 6. 23.자 매각허가 요청에 따라 2017. 6. 26. 이 사건 채권의 매각을 허가하는 결정을 하였고, 위 요청서에는 이미 진행된 이 사건 채권 매각 절차 관련 서류와 피해자 회사가 2017. 6. 20. 피고인 B과 체결한 이 사건 채권에 대한 '채권양도양수 계약'(이하 '이 사건 채권양수도계약'이라 한다)이 첨부되어 있었다.
2) D의 워크아웃 절차
가) D는 회생신청 취하 후인 2017. 3. 29. 주채권은행인 기업은행 주도로 금융채권자협의회 소집을 통보하여 워크아웃 절차를 위한 논의를 시작하였고, 2017. 4. 6. 개최된 제1차 금융채권자협의회에서 D에 대한 채권행사 기간을 2017. 6. 29.까지 유예하기로 결정하였다.
나) D는 상사채권자들로부터 '5년간 일정비율에 따라 채권을 분할하여 변제받고 강제집행 등의 절차에 착수하지 않기로 한다.'는 내용의 워크아웃 동의서를 징구받을 것을 조건으로 워크아웃 약정을 체결하기로 주채권은행인 기업은행과 협의하였다.
다) D는 피해자 회사를 포함한 133개의 상사채권자들과 워크아웃 절차에 관한 동의를 얻기 위한 협의를 하였다. D는 2017. 2.경부터 2017. 3.경까지 대부분의 상사채권자들로부터 워크아웃 동의서를 작성 받았으나, 피해자 회사를 포함한 소수의 상사채권자들은 워크아웃 절차 진행에 동의하지 않거나 일부 금액의 조기 변제 등을 요구하였다.
라) 결국 D는 2017. 4.경부터 2017. 6.경까지 피해자 회사를 포함한 나머지 상사채권자들로부터 워크아웃 동의서를 받아 2017. 7. 12. 금융채권자협의회와 워크아웃 약정을 체결하였다.
3) 이 사건 채권매각 경과
가) 피해자 회사는 앞서 언급한 '부실채권 매각허가 요청서'에 첨부한 매각절차와 진행계획에 따라 ① 2017. 6. 13.부터 2017. 6. 14.까지 H에 '채권자: 주식회사 C, 매각주간사: I회계법인 / 매수의향서 접수기간: 2017 6. 15.부터 2017. 6. 16.까지 /낙찰자 선정: 2017. 6. 19. / 계약체결: 2017. 6. 20. / 특기사항: 채무자 회사는 2017.1. 2. 회생을 신청했다가 3. 14. 취하하였으며, 현재 워크아웃을 위한 실사가 진행 중에 있음.'이라는 내용을 포함한 채권매각공고를 게재하였고, ② 2017. 6. 13. 피고인 A의 지인들과 매각주간사인 I회계법인의 거래처를 상대로 (i) 채권매각 신문공고문, (ii) 채권매수의향서, (ii) D 회사소개서를 첨부한 채권매각 안내문을 개별적으로 발송하였다.
나) 피해자 회사는 2017. 6. 13. J 주식회사와 K 주식회사에 이 사건 채권의 가치평가를 목적으로 한 채권추심 및 신용조사 위임계약을 체결하여 2017. 6. 19.과 2017. 6. 20. 이 사건 채권에 대한 평가액이 기재된 신용평가보고서를 수령하였다. 이에 의하면, J는 314,000,000원, K는 240,000,000원으로 이 사건 채권의 가치를 평가하였다.
다) 피해자 회사는 매수의향서 접수기간이 경과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낙찰자 선정일인 2017. 6. 19.에 해당일까지 접수된 채권매수의향서를 포함하여 그중 최고가 513,000,000원을 기재하여 제출한 피고인 B을 낙찰자로 선정하였고, 피해자 회사와 피고인 B은 2017. 6. 20. 이 사건 채권양수도계약을 체결하였다(이 사건 채권양수도계약에 의하면 양수인은 계약체결일에 양수도대금 전액을 지급하고, 양도인으로부터 받은 '채권양도사실확인서'를 근거로 양수인이 채무자 회사에 직접 채권양도통지를 하도록 정하고 있었다).
라) 피고인 B은 이 사건 채권양수도계약 체결일 다음 날인 2017. 6. 21. 피고인 A와 관계가 있는 회사인 '주식회사 L'로부터 1억 원을 송금받아 위 돈을 이 사건 채권 양수대금의 일부로 피해자 회사에 지급하였고, D로부터 2017. 6. 28. 이 사건 채권의 변제금으로 20억 원을 송금받아 나머지 양수대금 4억 1,300만 원을 2017. 6. 29. 피해자 회사에 지급하였다.
4) D의 변제 과정
가) 한편, 피고인 A는 이 사건 채권양수도계약 체결 이전인 2017. 6. 8. E와 사이에, ① D가 피해자 회사에 지급할 의무가 있는 채무에 대하여 5년간 분할 상환계획에 따라 피해자 회사에 변제할 것을 조건으로 D의 워크아웃에 동의한다는 내용의 ' 워크아웃 동의서'를 작성하고, ② '피해자 회사가 이 사건 채권을 매각할 경우 MCT 기계 30대와 현금 14억을 이 사건 채권 양도통지서가 D에 도달한 날로부터 2일 내에 채권양수인에게 변제한다.'는 내용의 '합의이행각서'(이하 '이 사건 합의이행각서'라 한다)를 작성하였다.
나) 그런데 이 사건 채권양수도계약이 체결되자, 피고인 B은 2017. 6. 21.'채권양도양수 사실통지'를 발송하였고, 위 통지서는 2017. 6. 22. D에 도달하였다.
다) 피고인 A는 2017. 6. 26. D에 이 사건 채권에 대한 채권매각허가결정문을 발송하였고, 2017. 6. 27. 'D가 합의이행각서에 따라 채권양수인에게 변제를 하지 않았음을 이유로 합의이행각서 및 워크아웃 동의서를 무효처리하고, 채권회수를 위한 법적조치에 착수하겠다.'는 내용의 '합의이행각서 및 워크아웃 동의서 무효화 통지'(이하 '이 사건 무효화 통지'라 한다)를 D와 D의 기업은행 워크아웃 담당자에 내용증명우편으로 발송하였으며, D E에게도 위와 같은 내용을 이메일로 발송하였다.
라) 그러자 D는 2017. 6. 28. 피고인 B 명의 계좌로 20억 원을 송금하였고,
2017. 6. 29. 피고인 B과 MCT 기계 30대를 대물로 변제한다는 취지의 '기계설비매매(대물변제)계약서'를 작성함으로써 이 사건 채권을 모두 변제하였다.
5) 이 사건 채권 변제 후의 상황
가) 피고인 B이 D로부터 수령한 이 사건 채권의 변제금 20억 원 중 피해자 회사에 이 사건 채권의 양수대금으로 지급한 금액을 제외한 나머지 대부분은 2017. 7.경부터 2017. 9.경까지 M, I회계법인 등을 거쳐 피고인 A 또는 피고인 A가 소유한 회사인 '주식회사 N' 명의 계좌로 이체되었다.
나) 피고인 B은 D로부터 대물변제 명목으로 소유권을 이전받은 MCT 기계 30대를 피고인 A로 하여금 무상으로 사용하도록 하였고, 2018. 6. 11. L에 8억 1천만 원에 매도하기로 하는 내용의 '기계설비매매계약서'를 체결하였다. 피고인 B은 L로부터 2018. 6.경 및 2019. 12.경 기계대금을 분할하여 변제받았고, 그중 상당액이 N 명의 계좌로 이체되었다.
다. 구체적 판단
앞서 본 인정 사실과 이 법원이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 A가 이 사건 채권을 피고인 B에게 매각한 일련의 행위가 곧바로 피해자 회사에 손해를 가하는 임무위배행위에 해당한다거나, 피고인 A에게 배임의 고의가 있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피고인들이 이를 공모하였다는 점도 인정하기 어렵다.
1) 이 사건 채권매각의 배경 및 필요성
가) 앞서 본 바와 같이, 피해자 회사는 매출 대부분을 의존하고 있던 D의 회생절차에 따른 보전처분 결정으로 인해 매출채권을 회수할 수 없게 되었고, 그로 인해 변제기가 도래한 피해자 회사의 채무를 변제하지 못하거나 위 매출채권을 담보로 기업은행으로부터 어음 할인을 받은 채무에 대한 변제책임을 부담하게 됨에 따라 회생신청을 하기에 이르렀다. D에 대한 매출채권이 사실상 유일한 재원이었던 피해자 회사로서는 회생을 위해 위 매출채권의 회수 또는 환가가 절실한 상황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나) 피고인 A는 2017. 2. 6. 회생법원 대표자 심문과정에서 D 외 새로운 매출처로의 다변화 계획을 밝히며, 매각 예정자산과 주요 운영자금 조달 방법에 대하여 '① D의 채권단이 회생에 부정적이고, 정상적인 회생 인가가 어렵다는 시장 판단으로 이 사건 채권의 가치가 크게 훼손되었다. ② 매출을 크게 좌우하는 기계 확보가 필요하며 이 사건 채권을 매각한 금액으로 리스료 완납을 통한 기계 확보 및 단기 운전자금을 조달할 것이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증거순번 51 중 119~120면).
다) 피고인 A는 2017. 3. 30. 피해자 회사의 회생관리위원에게 보낸 메일에서 'D가 회생개시신청을 취하하고 워크아웃을 진행 중이나 채권자들과 협상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있고, 워크아웃으로 진행할 시 변제할 부채가 상당하여 도산가능성이 더 높다고 판단된다.'라는 의견과 함께 D에 대한 채권을 공개매각하고자 한다는 취지의 계획서를 보내며 이에 대한 검토를 요청하였다. 회생관리위원은 재판부의 의견을 전달하며 2017. 4. 5.까지 회생법원으로부터 채권매각 허가를 받기 위한 의견을 교환하였다(증거순번 52).
라) 피해자 회사는 2017. 4. 17. 회생법원에 '부실채권 매각 허가 요청(서)'를 제출하며 '부실채권 매각을 통한 경영자금 조달과 그 활용계획(안)'을 첨부하였다.
위 계획안에는 '① 피해자 회사가 주문받은 물량의 생산을 위해서는 6~7월 내 운전자금의 확보와 공장의 확장 이전이 필요하며, ② D가 회생개시신청 취하 후 주요 채권자들의 반대로 워크아웃 협약을 체결하지 못하고 있고, D의 워크아웃에 따른 상환계획은 비현실적이어서 피해자 회사의 채권 회수 가능성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장기간에 걸쳐 일부씩 회수하는 것보다는 매각을 통한 일시 현금 확보 후 매출처 확보 및 공장 증설에 활용하는 것이 경영에 보다 큰 도움이 된다.'는 취지로 기재되어 있다.
마) 피해자 회사는 2017. 6. 20. 회생법원에 '부실채권 매각 허가 요청(서)'를 다시 제출하였다. 위 요청서에는 기존에 제출한 부실채권 매각 허가 요청서 기재내용과 첨부서류를 그대로 유지하되, 추가적으로 '5월 생산자금을 지급하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렀고, 회사의 자금 잔고가 부족하여 2017. 6. 21.까지 용역대금(급여, 2억 원)이 지급되지 아니하면 80여 명의 용역직 근로자가 출근 거부하기로 자체 결의한 상태이다.'라는 의견과 함께 용역업체인 '주식회사 O'가 발송한 '내용증명서'를 첨부하였다.
바) O가 발송한 내용증명서에는 '귀사(피해자 회사)가 보유한 D에 대한 채권 공개매각을 통한 자금이 확보된다고 하는 6월 20일로 대금의 결제일을 미루고 있고, 이에 근로자와의 협의를 통해 20일까지는 기다려줄 수 있으나 만약 해당일까지 급여가 지급되지 않는다면 귀사에 근무 중인 총 80여 명의 직원 모두가 출근하지 않을 것을 결의하였다는 통지를 받았습니다.'라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었다(증거순번 56 중 240면).
사) 이와 같이 피해자 회사는 D의 회생절차와 워크아웃에 따른 대금 지급중단으로 인해 재정적으로 상당히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었고, 회생에 필요한 재원 마련을 위해 꾸준히 이 사건 채권의 매각을 추진해왔다. 또한, D가 금융채권자협의회로부터 채권 행사기간을 유예받은 2017. 6. 29.까지 D의 워크아웃 절차를 위한 논의는 마무리되지 않았고, 피해자 회사는 이 사건 채권 매각허가결정을 받을 무렵까지 운영자금의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었던 것으로 보이는바, 피해자 회사로서는 회생을 위해저가 매각을 감수하고서라도 이 사건 채권을 조속히 매각함으로써 자금을 확보할 필요성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2) 이 사건 채권매각 당시 D의 변제 예상 가부
앞서 본 사정과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D가 이 사건 채권 전액의 변제 내지 이 사건 합의이행각서를 이행할 것임이 분명하였다거나 피고인 A가 그와 같이 예상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가) 이 사건 합의이행각서 체결 전까지 채권액에 관한 다툼
(1) 피해자 회사가 회생법원에 2017. 4. 17.과 2017. 6. 9. 제출한 매각허가 요청서에 첨부된 '부실채권 매각을 통한 경영자금 조달과 그 활용계획(안)'에는 'D의 제2공장을 임차승계하고 MCT 기계 30대를 추가 확보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기재되어 있는바(증거순번 54 중 143면, 증거순번 55 중 191면, 194면), 피고인 A 는 E와 그 무렵부터 D의 제2공장과 MCT 기계를 승계받는 내용을 포함한 이 사건 채권 변제에 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2) 그런데 D는 생산관리팀 명의로 2017. 4. 18. 피해자 회사에 '세금계산서 수정 요청(건)'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보냈고, 그 내용은 피해자 회사의 D에 대한 채권 약 14억 원과 관련하여 불량제품에 대한 작업비용 공제, 차감정산, 실거래 없는 전표 발행 부분에 대한 채권액의 조정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증거순번 59).
(3) 또한, 피고인 A는 2017. 5. 9. E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이 사건 채권변제액에 관한 견해 차이가 커 협상을 중단하고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취지의 의사를 전달하였는바(증거순번 127), 피해자 회사가 이 사건 채권 매각을 추진하는 동안 D와 이 사건 채권액 규모와 변제방법에 관한 합의에 이르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는 D로부터의 이 사건 채권의 임의변제를 기대하기 어려웠던 상황임을 뒷받침하는 사정이다.
나) 이 사건 합의이행각서 작성 경위 및 이후의 사정
(1) 피고인 A는 2017. 2.경부터 D가 회생개시신청을 취하하기 전인 2017. 3.경까지 사이에 D 회생사건의 채권자인 피해자 회사를 대리한 변호사에게 'E가 채권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워크아웃 진행계획을 밝히며 채권액의 45%를 탕감하는 것에 동의해달라는 공문을 보냈다가 채권자들이 동의하지 않자, 회생을 강행하겠다고 하였다가 다시금 채권액을 100% 상환하겠다는 제안을 하며 워크아웃에 동의해 줄 것을 요구하는 등 신뢰하기 어렵다.'는 의견과 함께 E의 D 관리인 선임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를 여러 차례 전달하였다(증거순번 129 내지 131).
(2) 피고인 A는 이 사건 채권매각 허가를 받기 위해 피해자 회사의 D에 대한 매출채권 일부를 담보로 제공받은 기업은행으로부터 이 사건 채권에 대한 매각동의서를 받을 필요가 있었다. 피고인 A로부터 위와 같은 동의서 작성을 요청받은 기업은행 담당자 P는 2017. 5. 17. 이메일로 'D의 워크아웃에 따른 분할변제계획의 수용과 이 사건 채권매각에도 유효한 워크아웃 동의서 제출이 이 사건 채권매각에 관한 동의서 작성 전에 마무리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증거순번 128).
(3) 피고인 A는 위 메일에 대해 2017. 5. 22. 회신하며 E와 D에 대한 워크아웃 동의서를 작성하기로 합의하였으므로 2017. 6.경 동의서를 작성할 계획임을 밝혔고, D에 대한 워크아웃 동의서를 작성한 2017. 6. 8. 기업은행으로부터 이 사건 채권에 대한 채권매각 동의서를 제공받았다(증거순번 53 중 128면). 이러한 사정은 'D의 워크아웃 절차를 주관하는 주채권은행인 기업은행의 압박에 의해 D의 워크아웃에 동의할 수밖에 없었고, 워크아웃에 동의하는 조건으로 이 사건 합의이행각서를 체결하게 된 것이다.'라는 피고인 A의 진술과도 부합한다(증거순번 148 중 1276면).
(4) 앞서 인정 사실에서 본 바와 같이, D는 이 사건 합의이행각서의 내용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채권매각에 따른 양도통지서와 회생법원의 채권매각허가결정문을 수령한 뒤에도 채권양수인인 피고인 B에게 이 사건 채권을 변제하지 않았고, 피고인 A가 D와 기업은행에 이 사건 무효화 통지서를 보낸 후에야 피고인 B에게 이 사건 합의이행각서에서 정한 14억 원을 초과하는 20억 원의 현금과 MCT 기계 30대를 변제 명목으로 제공하였다.
(5) E는 수사기관에서 ① 이 사건 합의이행각서에 현금 변제액을 14억 원으로 정하게 된 이유와 ② 2017. 6. 28. 실제로 변제할 당시 현금 20억 원을 제공한 이유에 관하여, 'MCT 기계 1대당 가격을 3,500만 원 정도로 보아 합계 약 11억 5천만 원으로, 제2공장 부대설비를 약 6억 원 정도로 평가하여 기계와 부대설비를 대물로 변제하기로 하고, 나머지 14억 원을 현금으로 변제하기로 정한 것이었는데, 피고인 B이 이 사건 채권을 매수한 후 "기계 장비는 11억 원 상당으로 알고 있다. 나머지 20억 원을 현금으로 달라."고 하여 변제를 하지 않았다. 그런데 피고인 A가 무효화 통지서를 보내왔고, 금융채권자협의회에 대한 워크아웃 동의서 제출 마감일이 임박하여 어쩔 수 없이 요구하는 금액대로 변제할 수밖에 없었다'고 진술하였다(증거순번 138 중
590~591면, 593면).
(6) 이에 대해 피고인 A는 '이 사건 무효화 통지 후 D 측으로부터 연락을 받아 현금 14억 원과 MCT 기계 30대를 변제하겠다고 하였으나, 이제 와서 소용없으니 다 변제하라고 이야기하였는데, 정말로 변제할 줄은 몰랐다.'고 진술하였다(증거순번 148 중 1303면).
(7) 이처럼 이 사건 합의이행각서 체결 이후에도 피고인들과 E는 현금변제액 규모에 관한 이해를 달리하고 있었고, 앞서 본 이 사건 합의이행각서를 체결하게 된 경위와 피고인 A가 이 사건 무효화 통지서를 발송한 날에 법무법인과 D를 상대로 대금 지급과 이에 대한 보전처분을 구하는 소송을 위임하는 내용의 소송위임약정을 체결하는 등 소송절차 진행에 착수하고자 하였던 사정을 아울러 고려하면(증거순번120, 121), D의 이 사건 합의이행각서의 이행 여부가 분명한 상황이었다거나 피고인 A가 D의 채권 변제를 예상하였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4. 나머지 공소사실에 관한 판단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각 채무자회생및파산에관한법률위반죄(사기회생죄와 제3자 사기회생죄) 부분은 피고인들의 행위가 업무상 배임 행위에 해당함을 전제로 하고 있다.그러나 피고인들의 행위에 대하여 이 사건 채권의 부당한 저가 매각을 이유로 하는 업무상 배임죄의 성립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점은 앞서 판단한 바와 같으므로, 이 부분 공소사실도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에 부족하다.
5. 결론
이 사건 공소사실은 모두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후단에 따라 피고인들에게 각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 아니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을 선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