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중이나 문중과 같은 단체의 자금 관리를 둘러싼 횡령 분쟁은 현실에서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으며, 당사자 간의 신뢰와 위임 범위에 대한 해석 차이로 인해 법적 다툼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글에서는 문중 대표자가 협상 자금을 인출하여 사용한 행위가 업무상횡령 및 업무상배임미수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해 실제 사례를 통해 설명해드리겠습니다.
1.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피고인이 C 문중(이하 '이 사건 문중'이라 한다)으로부터 5억 원 사용에 대한 양해를 받은 것으로 볼 수 없고, 피고인에게 불법영득의사가 인정된다. 그럼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2. 판단 가. 직권판단 검사는 당심에 이르러 죄명에 업무상배임미수를, 적용법조에 형법 제359조, 제355조 제2항, 제37조, 제38조를 각 추가하면서, 공소사실을 2. 나. 2)항 기재와 같이 변경하는 내용의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을 하였다. 이 법원이 이를 허가함으로써 심판대상이 변경되었으므로 원심판결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다만 원심판결에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음에도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심판대상이 되므로 아래에서 살펴본다. 나. 공소사실의 요지 1) 변경 전 공소사실 2) 변경된 공소사실 다. 업무상횡령의 점에 대한 판단 1) 관련 법리 형사재판에서 범죄사실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야 하는 것이므로, 검사의 입증이 위와 같은 확신을 가지게 하는 정도에 충분히 이르지 못한 경우에는 비록 피고인의 주장이나 변명이 모순되거나 석연치 않은 면이 있는 등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4. 28. 선고 2010도14487 판결 등 참조). 또한 형사항소심은 속심이면서도 사후심으로서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점과 아울러 형사소송법에서 정한 실질적 직접심리주의의 정신 등에 비추어 볼 때, 제1심이 증인신문 등의 증거조사 절차를 거친 후에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만한 증명이 부족하다고 보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경우에, 항소심의 심리 결과 일부 반대되는 사실에 관한 개연성 또는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하더라도 제1심이 일으킨 합리적인 의심을 충분히 해소할 수 있을 정도에까지 이르지 아니한다면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범죄의 증명이 부족하다는 제1심의 판단에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단정하여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여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16. 2. 18. 선고 2015도11428 판결 참조). 2) 구체적 판단 원심은 그 판시 사정들을 종합하여 이 사건 문중은 피고인에 대하여 종재분리협상을 위한 자금 명목으로 15억 원을 사용할 수 있도록 승낙하였을 뿐만 아니라, F와의 합의각서에 기재되지 않은 5억 원에 대하여도 피고인이 이를 종재분리 협상의 경비 등의 명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하였으며, 사전에 위 경비에 대하여 영수증 등 구체적인 사용내역을 증빙할 수 없는 점에 대하여도 양해가 있었던 것으로 인정되므로,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5억 원을 종재분리 협상 경비 명목으로 인출하여 소비하였다는 것만으로 피고인이 이를 불법영득한 것이라고 보기는 부족하고, 피고인이 이를 실제로 F와의 종재분리 협상을 위해 경비 등으로 지출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였다. 위 관련 법리에 비추어 원심이 적절하게 설시한 사정들에다가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따라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을 더하여 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달리 원심판결에 검사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① 이 사건 문중의 2009. 12. 18.자 이사회에 참석한 이사들이 작성하여 피고에게 교부한 확인서(증거기록 139쪽)에는 "… 일금 일십오억 원에 수단과 방법을 묻지 않는 조건으로 위임하였음을 확인하고… "라고 기재되어 있는 점, 당시 이 사건 문중의 감사였던 AI는 당심 법정에서 "종재분리 당시 이 사건 문중의 재산은 약 300억 원으로 대부분 부동산이었고, 현금으로는 10억 원 남짓 있었다. 이 사건 문중의 2009. 11. 13.자 이사회에서 피고인에게 '15억 원을 너(피고인)한테 주겠다. 그러니까 F와의 종재분리 문제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해결해라.'는 특별한 권한 위임이 구두로 이루어졌고, 그 취지는 피고인이 종재분리 문제를 해결한다면 심지어 합의금이 1억 원이라고 하더라도 15억 원과의 차액인 14억 원을 피고인이 모두 가지고 간다고 하여도 종중은 전혀 개의치 않겠다는 의미였다."는 취지로 진술하기도 한 점, 종재분리 협상 당시 F의 종재분리 요구액이 30억 원이었으므로, 피고인이 그 절반인 15억 원으로 종재분리 협상을 성사시키면 이 사건 문중의 입장에서도 손해는 아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당시 종재분리 협상에 있어서 종재분리에 반대하는 세력의 불만을 무마해야 하는 등 어려운 문제가 많았기 때문에 이 사건 문중으로부터 15억 원으로 종재분리 협상을 성사시키되 그 지출에 대하여는 관여하지 않겠다는 위임을 받은 것이라는 피고인의 주장이 완전히 사실이 아니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② 이 사건 문중회관에서 거주하던 AB(F 소속인 AC의 처)는 F가 현금을 받고 이 사건 문중의 나머지 재산을 E가 관리하게 되는 것으로 종재분리 협상이 성사되면, 그 전과 같이 이 사건 문중회관에 거주할 수 있을지 문제가 될 수도 있는 상황(이 사건 문중은 과거 AB가 거주하던 이 사건 문중 소유의 토지 위에 위치한 집을 허물고 문중회관을 새로 지으면서 AB를 위 문중회관에서 거주하게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에서 피고인으로부터 돈을 받은 것으로 볼 수도 있는 점 (피고인으로부터 지급받은 돈의 구체적인 액수를 밝히지 않았다), 피고인으로부터 2009. 12. 무렵 약 2,900만 원을 받은 V는 그 부친(AJ)이 종재분리 협상에서 F를 대변하는 협상위원이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U는 당심 법정에서 "피고인이 2억 원을 이 사건 문중의 노인회 회장 AK에게 지급하였다. "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데, 이 사건 문중의 70세 이상 종중원으로 구성되는 위 노인회는 그 운영비를 이 사건 문중으로부터 지급받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므로 종재분리와 전혀 무관하다고 보기 어려운 점(피고인은 위 노인회장 AK이 종재분리에 반대하는 입장이었다고 주장한다)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주장처럼 종재분리 협상 과정에서 협조해 준 이 사건 문중의 종중원 등을 위해서 자금을 지출하였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없다. 라. 업무상배임미수의 점에 대한 판단 1) 피고인에게 1억 원을 지급한 시기, 방법 등에 관한 L의 수사기관에서의 진술과 당심 법정에서의 진술이 일관되지 아니하고, 그 지급 내역을 알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가 없는 등 기록에 나타난 여러 사정들을 고려하여 보면, L이 피고인을 통하여 이 사건 문중에 1억 원을 대여한 사실이 없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기는 한다. 2) 그러나 앞서 본 법리와 같이 형사재판에서 범죄사실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야 하는 것이므로, 검사의 입증이 위와 같은 확신을 가지게 하는 정도에 충분히 이르지 못한 경우에는 비록 피고인의 주장이나 변명이 모순되거나 석연치 않은 면이 있는 등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야 하는바(대법원 2011. 4. 28. 선고 2010도14487 판결 등 참조),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따라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L이 피고인을 통하여 이 사건 문중에 1억 원을 대여하였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으므로,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L이 실제로 이 사건 문중에 대하여 1억 원의 대여금 채권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① 피고인은 이 사건 문중이 피고인을 통하여 L으로부터 수차례에 걸쳐 1억 원을 차용하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② 8차 이사회 회의록에는 "A(L) 산지매각대금은 차입금을 상환하는데 쓴다."고 기재되어 있다. ③ 피고인이 제출한 이 사건 문중의 결산서(증 제3호증)에는 2009. 12. 1.에 차입금으로 130,000,000원이 기재되어 있고, 이에 대하여 이 사건 문중의 감사였던 AI는 당심 법정에서 "이 사건 문중의 2009. 12. 30.자 정기총회에서 승인된 결산서이고, 피고인으로부터 이 사건 문중이 차용하여 소종비용(종재분리)으로 지출한 부분을 12월 1일 차입금 130,000,000원으로 표시한 것이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이 사건 문중의 2009. 12. 30.자 회의록의 기재에 따르면, 피고인이 위 정기총회 당시 2010년 예산안을 제출하지는 못하였으나, 결산보고를 하였던 사실은 인정된다). ④ 이 사건 문중의 감사였던 AI와 L으로부터 돈을 빌리기 위하여 피고인과 동행하였다고 주장하는 AJ은 당심 법정에서 대체로 피고인의 위 주장에 부합하는 취지의 진술을 하였는바, 위 AI와 AJ이 각 위증의 벌을 감수하고 한 진술 내용을 쉽사리 배척하기는 어렵다. ⑤ 나아가 L의 이 사건 문중에 대한 1억 원의 대여금 채권과 이 사건 문중의 L에 대한 1억 원의 매매대금 채권을 상계한 것으로 처리한 피고인의 행위는,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이 이 사건 문중으로부터 사용을 승낙 받은 15억 원 중 일부의 사용행위로 볼 여지도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에는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위 2. 나. 2)항 기재와 같고, 이는 위 2. 다.항과 2. 라.항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한다.
4. 결론
업무상횡령이나 업무상배임 사건은 자금 위임의 범위, 사용 내역의 증빙 가능 여부, 당사자 간 약정의 해석 등 복잡한 사실관계가 얽혀 있어 당사자 혼자서 대응하기에는 명백한 한계가 있습니다.
형사전문 변호사는 증거 분석과 법리 적용을 통해 불법영득의사가 인정되는지 여부를 면밀히 검토하고, 무죄를 이끌어낼 수 있는 방어 전략을 세울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와 같은 사건에 연루되었다면 즉시 형사전문변호사의 조력을 받는 것이 반드시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