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고인은 놀이터를 지나가던 중 피해자가 구름사다리 상단 철봉 위로 올라가려고 하는 모습을 보고 위험을 경고하는 차원에서 피해자의 엉덩이 부위를 1회 살짝 친 것이다. 따라서 피고인에게 추행의 고의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 나.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2년 6개월, 집행유예 3년 등)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24. 8. 17. 16:00경 서울 강서구 B아파트 C동 놀이터에서 친구들과 놀고 있던 피해자 D(가명, 여, 9세)에게 다가가 갑자기 피해자의 엉덩이를 손으로 1회 만졌다. 이로써 피고인은 13세 미만의 미성년자인 피해자를 강제로 추행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에 비추어보면,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피고인의 신체 접촉행위는 강제추행죄의 추행에 해당하고, 피고인의 추행의 고의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보아,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고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1) 이 사건 범행 당시 피해자는 9세이었고, 피고인은 59세의 성인 남성으로, 피고인과 피해자는 개인적인 친분이 전혀 없었다. 2) 피고인은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일반적으로 여성이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는 부위인 엉덩이 부위를 만졌다. 피해자는 이 사건 범행 직후 일행과 함께 피고인의 뒤를 쫓아갔고, 자신의 부모에게 피해사실을 알렸다.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 당시 감정에 관하여 "기분이 좀 나빴고 한편으로는 좀 당황했어요."라고 진술하기도 하였다(증거기록 제32쪽). 이러한 신체접촉 부위, 범행 후 피해자의 행동 및 피해자가 느낀 감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행위는 객관적으로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할 수 있는 행위이다. 3) 이 사건 범행장소를 촬영한 CCTV 영상(증거목록 순번 14)에 의하면, 피해자가양 손을 구름사다리 철봉 위에 올린 후 다리를 걸쳐 올라가려고 하다가, 피고인이 다가오기 직전에 다리를 내린 상태에서 비교적 안전하게 구름사다리에 매달려 있는 모습이 확인된다. 피해자나 그 일행은 피고인에게 도움을 요청한 사실이 없고,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 피고인으로부터 "위험해" 또는 "내려와"라는 말을 들었다고 진술하지도 아니하였다. 여기에 앞서 살펴본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를 보태어 보면, 피고인의 행위가 위험을 경고하기 위한 것이었다거나, 상호간 양해되는 행위이었다고 보기 어렵다. 4) 앞서 든 사정들에 비추어보면,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행위는 추행행위에 해당함이 명백하고, 피고인에게 그러한 행위를 한다는 인식과 의사가 있었던 이상 성욕의 자극 등 주관적 동기나 목적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추행 고의를 인정하는 데 방해가 되지 아니한다. 다. 이 법원의 판단 1) 관련 법리 가) 피고인이 추행의 고의를 부인하는 경우에는 고의와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에 따를 수밖에 없다. 이 경우 피고인의 나이·지능·지적능력 및 판단능력, 직업 및 경력,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와 동기,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 구체적 행위 태양 및 행위 전후의 정황, 피고인의 평소 행동양태·습관 등 객관적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4. 1. 4. 선고 2023도13081 판결 참조). 나) 강제추행죄에서의 추행은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로서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할 것이며(대법원 2002. 4. 26. 선고 2001도2417 판결 참조), 강제추행죄가 성립되기 위해서는 폭행 또는 협박 외에 추행 사실 및 그에 대한 범의가 인정되어야 한다. 형사재판에서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정하다는 확신을 가지게 할 수 있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추행의 범의에 대한 증명이 부족하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강제추행죄의 유죄로 판단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1. 8. 21. 선고 2001도2823 판결, 대법원 2006. 3. 9. 선고 2005도8675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기록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피고인이 손으로 피해자의 엉덩이를 접촉한 사실은 인정할 수 있지만,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당시 피고인에게 추행의 고의가 있었음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그럼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고, 이를 지적하는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있다. ○ 피해자가 올라서 있던 구름사다리는 기둥 역할을 하는 수직 구조물 부분에 아래에서부터 두 단의 수평 철봉들(아래에서부터 두 번째 단의 높이는 60cm)이 설치되어있고, 수직 구조물의 높이 약 1.8m 부분부터 반대편 수직 구조물까지 수평 철봉들이 일정한 간격으로 설치되어 있다(별지 사진 참조, 다만 촬영 당시에는 수직 구조물의 높이 약 1.8m 부분에 반대편 수직 구조물까지 설치되어 있던 수평 철봉들이 철거된 상태이다). ○ 피해자는 2024. 8. 17. 15:49경 구름사다리 수직 구조물의 아래에서부터 두 번째 단의 수평 철봉을 밟고 선 다음, 겨드랑이 높이에 있는 구름사다리 상단 수평 철봉들을 잡고 오른발을 아래에서부터 두 단의 수평 철봉들을 지지하기 위한 높이 약 155cm의 철봉 위로 올려 상단 수평 철봉들 위로 올라가려고 하다가, 오른발을 다시 아래에서 두 번째 단의 수평 철봉 위로 내렸다. ○ 피고인은 걸어오면서 피해자가 위와 같이 오른발을 올려 구름사다리 상단 수평 철봉들 위로 올라가려고 하는 광경을 목격하였고, 피해자가 오른발을 아래에서 두 번째 단의 수평 철봉 위로 내린 직후 피해자의 옆으로 지나가면서 피해자의 엉덩이 윗부분을 손으로 쳤다. ○ 피고인은 2024. 12. 30. 수사기관에 "당시 저는 놀이터를 지나가다 안전사고위험을 인지하고, 경고 차원에서 했던 행위에 대해 저의 의사와 달리 아이는 다른 의미로 받아들인 것으로 생각됩니다"라는 내용이 포함된 탄원서를 제출하였다(증거기록126쪽). 또한 피고인은 이 법원에서 '피고인은 이 사건 발생 당시 건설현장에서 감리로 일하였고, 건설현장의 감리는 안전관리가 중요 의무이기 때문에 안전에 특히 민감한편이었다. 피고인은 피해자가 오른발을 올려 구름사다리를 올라가려는 모습을 보고 위험하다고 생각하여 피해자에게 경고하고자 하였는데, 피해자가 구름사다리 위로 올라가 있었기 때문에 지나가면서 피해자의 엉덩이를 치게 되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내려오라고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이 법원 피고인신문 녹취서 2, 3쪽), '어린이 놀이시설에 대한 안전관리법이라는 것이 있다. 모든 어린이 놀이시설은 사용방법이 있는바, 그 어린이(피해자)는 비정상적인 방식으로 올라가려고 했던 것이다. 원래는 1단이나 2단까지 올라가서 위의 사다리를 잡고 건너가는 것이다. 키가 큰 사람은 무릎을 조금 굽히고, 키가 작은 사람은 (무릎을) 그냥 뻗어서 지나가는 것인데, 이 어린이(피해자)는 거기를 넘으려고 했던 것이다. 그러니까 이것은 사용하는 자체가 잘못된 것이고, 만약에 관리법에 의해서 거기에 안전관리자가 있었다면 그것은 절대로 못하게 하는 그런 행동인 것이다. 피고인이 생각하기에는 (피해자가) 사다리 위로 올라가서 공중에서 기어가려고 했지 않았는가, 시도는 그렇게 보여진다. 그래서 위험하다고 생각했다."(이 법원 피고인신문 녹취서 4, 5쪽)라고 진술하였다. 이처럼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부터 이 법원에 이르기까지 피해자의 안전을 우려하여서 한 행동이라고 일관되게 진술하였다. ○ 실제로 피고인은 1997년경부터 건설현장에서 현장 관리인 등으로 일하였고,2024. 5.경부터 종합건축사무소에서 감리로 일하고 있다. '감리'는 건축물이나 공사가 설계도면 및 법규대로 시공되는지 현장에서 전문적으로 확인하고, 품질, 공정, 안전 등을 지도 · 감독하는 업무를 수행한다. 또한 피고인은 2023. 7. 17.부터 2023. 7. 21.까지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의 건설업 안전관리자 양성교육을 이수하기도 하였다. ○ 행정안전부가 2025. 2. 발표한 '2024년 어린이시설 안전사고 분석 결과'에 의하면, '추락'이 66.1%로 주요 사고유형이고, 구름사다리의 경우 '매달려 건너다 손이 미끄러지거나, 놓쳐 떨어져 낙상 골절', '위에서 뛰어내리다 발목 부상' 등이 주요 사고내용이었다. 또한 행정안전부가 2025. 3. 발표한 '어린이시설 안전관리 매뉴얼'에서는 구름사다리를 포함한 공중 놀이기구의 경우 매달림형이나 좌석형과 같이 형식에 맞는 방법으로 타고, 반드시 손잡이를 잡고 탈 것을 규정하고 있다. 한편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24년도 산업재해현황분석'에 의하면, 재해유형별 재해자 중 '떨어짐 사고'가 10.26%이었고, 2025. 3. 11. 보도한 '2024년 산업재해 현황 부가통계 "재해조사 대상 사망사고 발생 현황" 잠정결과 발표'에서는 재해조사 대상 사망사고 발생현황 중 '떨어짐'이38.5%이었다. 또한 고용노동부는 근로자들이 30cm 높이 박스, 1.5m 높이 계단, 1.2m높이 말비계, 1m 높이 사다리, 1.5m 높이 가설계단, 1.8m 이동식 비계 등 높이 2m가 되지 아니하는 곳에서 추락하여 사망한 중대재해 발생 사례들도 발표하였다. ○ 9세에 불과한 피해자가 구름사다리 상단 수평 철봉들 위로 올라갔다면 피해자는 높이 1.8m의 수평 철봉 위에 있게 되어 추락할 경우 다칠 위험이 있어 보인다. ○ 위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피고인은 피고인의 직업, 경험 등으로부터 어린이의놀이시설 이용과 관련된 위험 요소를 일반인보다 민감하게 인지할 여지가 있고, 객관적으로도 피해자가 다칠 위험이 있어 보이므로, 피고인이 피해자의 행동이 위험하다고 판단하여 피해자에게 경고하기 위한 차원에서 피해자의 엉덩이 부근을 손으로 쳤을 가능성이 상당히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위 제2의 가항 기재와 같다. 이는 위 제2의 다항에서 본 것과 같은 이유로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다.
4. 결론
이처럼 강제추행 사건은 행위의 외형뿐만 아니라 행위자의 고의 여부가 핵심 쟁점이 되기 때문에, 당사자 혼자서 자신의 의도와 상황을 법적으로 효과적으로 설명하는 데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습니다.
직업적 배경, CCTV 영상 분석, 안전 통계 자료 활용 등 다양한 간접 사실을 체계적으로 구성하는 것은 형사 전문 변호사의 도움 없이는 쉽지 않은 일입니다.
따라서 13세 미만 미성년자 강제추행으로 기소되거나 수사를 받는 상황이라면, 사건 초기부터 형사전문변호사의 조력을 받는 것이 반드시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