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 혐의는 피해자 진술만으로도 수사와 기소가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아, 억울하게 피의자가 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13세 미만 아동에 대한 유사성행위 혐의로 기소된 사건에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문제로 무죄가 선고된 실제 사례를 통해 설명해드리겠습니다.

1.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13세 미만 아동 유사성행위죄란
범죄 성립의 구성요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7조 제2항은 13세 미만의 사람에게 유사성행위를 한 경우를 처벌하고 있으며, 같은 조 제5항은 위계 또는 위력으로 13세 미만의 사람에게 유사성행위를 한 경우 더 무거운 형으로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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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7조(13세 미만의 미성년자에 대한 강간, 강제추행 등)
② 13세 미만의 사람에 대하여 폭행이나 협박으로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사람은 7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1. 구강ㆍ항문 등 신체(성기는 제외한다)의 내부에 성기를 넣는 행위 2. 성기ㆍ항문에 손가락 등 신체(성기는 제외한다)의 일부나 도구를 넣는 행위 |
여기서 유사성행위란 성기나 항문에 손가락 등 신체의 일부 또는 도구를 넣는 행위 등을 의미합니다.
이 죄는 피해자가 13세 미만이라는 사실과 행위자가 그러한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다는 점이 모두 인정되어야 성립합니다.
위계·위력의 의미
위계란 상대방을 착오에 빠뜨리거나 속이는 방법을 말하고, 위력이란 사람의 의사를 제압할 수 있는 유형·무형의 힘을 의미합니다. 13세 미만의 아동은 사리분별 능력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성인 보호자와의 관계에서 발생한 행위는 위력에 의한 것으로 판단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사건에서는 행위자와 피해자 사이의 관계, 당시 상황 등이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됩니다.
2. 아동 진술의 신빙성 판단 기준
아동 진술의 특수성
아동 피해자의 진술은 성인 피해자와 달리 특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아동은 질문자의 암시나 유도에 쉽게 영향을 받고, 상상과 현실을 혼동하거나 기억의 출처를 정확히 인식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아동 진술의 신빙성을 판단할 때는 단순히 진술 내용만이 아니라 진술이 이루어진 과정 전체를 면밀히 검토해야 합니다.
신빙성 판단의 구체적 기준
아동 진술의 신빙성을 평가할 때는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살펴보아야 합니다.
구체적으로는 최초 진술이 사건 발생 이후 얼마나 지난 시점에 이루어졌는지, 보호자나 조사자가 편파적인 예단을 가지고 특정 답변을 유도하지는 않았는지, 진술 내용이 일관성 있고 세부적으로 구체적인지 등을 살펴보아야 합니다.
또한 사건 이상의 정보가 담겨 있는지, 피해 사실에 대한 자발적·구체적 묘사가 있는지도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됩니다.
진술 오염 가능성의 중요성
아동이 허위 진술을 하게 되는 동기나 보호자 등 제3자에 의해 진술이 오염되었을 가능성도 반드시 검토되어야 합니다.
최초 폭로가 이루어진 경위와 그 과정에서 보호자가 어떤 방식으로 아동에게 질문하였는지가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합니다.
만약 보호자가 먼저 가해자를 지목하여 유도적으로 질문하였다면, 아동의 진술은 그 신빙성을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3. 이 사건의 구체적인 경위와 법원의 판단
사안의 개요
피고인은 피해자의 모친과 사실혼 관계에 있는 사람으로, 피해자(남, 9세)와 함께 동거하고 있었습니다.
검사는 피고인이 피해자의 모친이 외출한 사이, 피해자를 침대에 엎드리게 한 뒤 손가락을 항문에 강제로 넣는 유사성행위를 하였다고 기소하였습니다.
피고인은 공소사실 전부를 부인하였고, 이 사건의 직접증거는 오직 피해자의 진술뿐이었습니다.
피해자 진술 내용의 문제점
피해자는 피해 사실에 관해 질문을 받을 때마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하거나, 탁자를 두드리거나 고개를 뒤로 젖히는 등 산만하고 과장된 행동을 반복하며 진술을 회피하였습니다.
반면 사건 신고에 이르게 된 경위나 경찰 출동 당시 상황 등 피해 사실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부분에 대해서는 자발적이고 구체적으로 진술하였습니다.
법원은 사건 발생 직후에 이루어진 최초 진술에서조차 핵심 피해 사실에 관한 구체적·자발적 진술이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하였고, 이후 경찰, 검찰, 법정에서도 최초 진술 이상의 구체적 내용이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진술 오염 및 허위 진술 가능성
피해자의 모친은 피해자가 속옷에 대변 실수를 한 것을 발견하고 피해자를 추궁하던 중, 피고인을 먼저 가해자로 지목하여 ‘아빠가 그랬어?’라고 유도적으로 질문하였습니다.
이에 피해자는 ‘아빠가 그랬어’라고 대답하였는데, 법원은 피해자가 대변 실수를 모면하기 위한 변명의 과정에서 모친의 예단에 암시되어 허위 진술을 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또한 피해자가 이전에도 대변 실수로 모친에게 혼난 경험이 있었고, 피고인과의 친밀도도 높지 않았다는 점도 이러한 판단의 근거가 되었습니다.
법원의 최종 판단
법원은 위와 같은 여러 사정들을 종합하여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결론짓고,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이 사건에서 검사가 제출한 직접증거는 피해자의 진술이 유일하였으나, 그 진술이 의심의 여지 없이 범죄 사실을 증명할 만한 증명력에 이르지 못한다고 판단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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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
주 문
피고인은 무죄.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 유 1. 공소사실의 요지 |
4. 결론
아동 성범죄 혐의는 피해자의 진술 하나만으로도 강도 높은 수사와 기소가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아, 혐의를 받은 당사자 혼자 억울함을 입증하기에는 명백한 한계가 있습니다.
이러한 사건에서는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체계적으로 탄핵하고, 진술 오염 가능성 및 허위 진술의 동기를 논리적으로 밝혀낼 수 있는 형사전문변호사의 도움이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이와 같은 성범죄 혐의에 처하게 되었다면, 수사 초기 단계부터 반드시 형사전문변호사의 조력을 받아야 합니다.
